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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보르조이 하우스

by SingerJ 2023. 5. 30.

연휴를 틈타 모처럼 콧바람 좀 쐬러 갔다. 'Bellerive' 라는 작은 도시.

그 중에서도 언덕 위 마을 시골느낌 물씬 나는 곳이었다. 대중교통도 안 다니는, 변변한 호텔도 식당도 거의 없는.

온통 들판 아니면 포도밭. 그림같이 평화롭긴 하다.

구경거리는 아무것도 없으나 번아웃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이 쉬러 가기엔 알맞은 듯.

그런데 개판(?)이었던 것. 사메가 예약해놨다는 숙소에 다가가자 마당 안에서 개 한 마리가 쪼르르 와서 내다본다.

뉘슈?
뉘시냐개?

굉장히 가정집스러운 B & B였는데 보르조이가 무려 네 마리나 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름부터 '보르조이 하우스'.

달리기 억수로 잘 하게 생겼다. 

아주머니에게 쉴 새 없이 쓰담쓰담 요구

보르조이에 대해 1도 모르고 봐도 너무나 사냥개의 후손인 것. ㅎㅎ

안녕하심까 저로 말할 것 같으면 100미터 달리기 20.5초 최고기록 19.8...어떻게 한 수 가르침 좀 (굽신굽신).
보르조이: "저런 열등생물도 밥을 벌어먹고 사는구만!"

손님에게도 마사지 요구

네 마리 다 너무너무 순하고 애교 만점이었다. 앵기고 뽀뽀하고 발라당에...달라고 하지도 않은 손 막 주고 ㅎㅎ.

다가온다 다가와 ㄷㄷㄷ (이 사진 1초 후 격정의 핥핥타임 🤣)

변변한 음식점도 없었지만 끼니는 제때 찾아 먹었다. 핫독 정도밖에 안 팔 것처럼 생긴 식당에서 제법 음식을 맛있게 하고 있었다. 피자도 스테이크도 다 맛있었음.

난 이런 짧은 여행은 사실 어딜 가든 별 상관이 없는지라 남편에게 일임하였다.

뭣이 중헌디...남이 해주는 삼시세끼가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천국. 😁 마싯써부아~ 메흐씨 보꾸 

Murten 호수. 시원한 바람에 멍 때리다가

숲길 산책

아...언제 이렇게 훌쩍 여름이 왔는고.

숲길에서 말 타는 이들도 많았다.

앗, 개들도 같이 타고 있는 것!

무려 세 마리 (다시 말하지만 개 사진을 찍으러 온 게 아니었는데)

셀피 타임 ^^
개르망디 상륙작전
둘째도 무사히 착지

옆에는 장난감 갖고 노는 애

포토샵처럼 나왔다고 사메가 창피(?)해하는 사진 

바람 시원하고 파도도 철썩철썩한 게 이 동네 사람들은 바다가 아쉽지 않을 것 같았다.

저녁식사 후 돌아가는 언덕 위 우리마을은 고요함 그 자체.

달과 귀뚜라미와 새들과 우리 뿐.

한낮 더운 시간에는 숙소 마당에서 게으르게 보냈다. 개들이 때때로 뛰쳐나와 뽑뽀를 갈겨대는 걸 빼면 아주 고요.

호수와 아랫동네가 내려다 보이는 정원.

방 창문을 열어놓으면 바람에 솨솨솨 거리는 초록과 살랑이는 흰 커튼에 마치 최면 걸리듯 낮잠이 스르르...

아카시아 만발. 달콤한 향기가 황홀해서 한참을 이 앞에 서 있었다.

나도 사메도 각자 어린시절을 보낸 시골의 추억이 절로 떠오르던 곳. 어디든 시골 특유의 분위기는 비슷한가 보다.

애들 산책 시키러 (끌려 ㅎ)나가는 주인 아주머니를 뒤로 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아아 내일은 즐거운 출근날. 힘을 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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