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반의 꼬꼬마(?) 시절, 한국을 떠나 독일에 도착한 시각은 깊은 밤이었다. 배정받은 기숙사 방 문을 열고 불을 켠 순간, 노랗고 어둑한 불빛이 방 안에 가득 퍼졌다. 타국살이 첫날의 복잡한 감정과 뒤섞여서였을까, 그 가스등 같은 노란 불빛은 강렬한 첫인상으로 남았다.

스위스로 오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거 참 집집마다 노란 불빛 되게 좋아하네 싶었다. 가만 보니 2700켈빈(K) 짜리 전등을 기본으로 쓰는 것 같았다. 게다가 밝기(lumen) 또한 낮아서, 노란 데다 침침하기까지 하다. 무드 있는 조명 나도 좋아합니다만...집이 무슨 바(bar)도 아니고...조명이 웬만큼은 환해야 책도 읽고 바느질도 하고 일상생활을 할 거 애이요...?
그리하여 다른 전등을 찾기 시작했고, 내가 원하는 조명은 밝기 800-900루멘, 색온도 4000K 정도라는 것을 그때 알았다. 그 후부터는 집 조명을 이 선에 맞춘다.
내 눈에는 4000K도 아직 많이 노리끼리한 것 같지만, 그렇다고 너무 창백한 불빛 또한 바라는 바가 아니기 때문에 이 정도면 일상생활에 지장 없으면서도 적당히 따뜻한 색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기서는 그걸 'Cool White'로 분류한다는 게 볼 때마다 신기하다.

당신들 눈에는 이게 '쿨 화이트'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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