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감귤 같았으면 앉은 자리에서 열개씩 까먹는 건 일도 아닐텐데. 이 곳 귤은 그렇지가 않다. 귤과 비슷한 만다린을 사면 그 김 새는 싱거움에 귤에 대한 그리움만 깊어질 뿐이고, 귤과 오렌지의 중간쯤인 클레멘틴을 사면 억센 껍질과 싸워야 한다. 좋아 보인다고 한 박스나 사와 놓고는 먹어보니 별로였던지 자기도 손이 영 안 가는 모양이다. 급기야 물러 터지기 시작해 성한 것들만 황급히 골라냈다. 다음 생에도 외국에서 살게 된다면 과일이 맛있는 나라에서 살겠다 했더니 남편이 그런다. "이집트에서 살면 되겠네!" 푸핫 그건 안돼.. -ㅅ-;;
햇빛 나는 시간이 하루 중 두 시간은 되려나. 오늘은 그나마도 없이 종일 흐리고 어둑해 낮에도 불을 켜고 있어야 했다. 그 덕에 내가 좋아하는 게이샤 인형의 그림자도 계속 볼 수 있고 침실벽의 크리스마스 장식등도 내내 켜둘 수 있긴 하지만,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인 이 회색겨울이 벌써부터 너무도 길다. 코 앞으로 다가온 휴가를 기다리느라 마치 오줌 마려운 강아지 같을 한주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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