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근처에서 제일 먼저 꽃이 피었던 곳은 115번지. 이 집 화단에는 수선화가 유난히 일찍 피었다.
수선화가 원체 이른 봄에 피는 꽃이라지만, 그래도 아직은 겨울색이 짙은 날씨였기에 온통 무채색인 가운데 혼자만 노란 꽃이 만발한 115번지의 모습은 마치 합성사진 같은 묘한 분위기를 풍겼더랬다.
115번지에서 시작된 봄이 몇 주 새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가 이제는 눈을 들면 어디에나 있다. 보이고, 들리고, 만져지고, 냄새 맡아지고, 내가 왔노라 바로 여기에 있노라 사방에서 속삭이고 있어서 이제는 아무도 봄이 온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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