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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잡담

by SingerJ 2022. 1. 26.

#1. 금년엔 아직 뒹굴뒹굴 쉬는 휴가를 안 가서 그런가 벌써부터 연말처럼 지치는 것 같다. 그눔의 (필요도 없는) 이집트 거주증 갱신한다고 금쪽같은 휴가를 두 번이나 갖다 바친게 아직도 아깝...흐규흐규... ㅠㅠ 미친년 널 뛰듯 하는 날씨도 컨디션 난조에 한 몫 하는 것 같다. 포근한 봄/가을 이불을 꺼내 덮고는 딱 좋은 날씨라며 좋아한게 이틀. 그러다 며칠은 겨울처럼 추웠고, 또 며칠은 가던 여름이 돌아온 듯 덥다. 봄이 왔나, 어느새 여름이네, 오 가을인가...겨울아 얼른 지나가렴-> 매년 이 몇 마디 하다가 한 해가 훌쩍 가버리는거 실화냐..

#2. 평일저녁에 갑자기 손님 초대하는 우리남편 뭐냐 진짜. -_- 자기 말로는 나한테 미리 물어봤다는데 (세 시간 전에 말하는 것도 미리 말한거냐), 그리고 음식도 자기가 다 했고 (당연히 초대한 사람이 책임져야지), 집 상태는 원래 언제든 손님초대 가능한 수준이라나 (빨래바구니에서 삐져나와 있는 속옷 내가 황급히 감추고 욕실거울에 말라붙은 치약거품도 닦았음). 갑자기 초대한건 짜증났지만 손님이 무라드라서 좋게 넘어갔다. 사메는 물론 나와도 꽤 친했던 동료인지라 오랜만에 봐서 참 반가웠다.


스위스 여자친구와 7년의 동거끝에 결별, 새 여자친구가 생겼으나 외국인은 더이상 절대 안된다는 (여자친구는 호주사람, 무라드는 요르단인) 아버지의 2년 반대를 꺾고 드디어 결혼한다고. 무라드의 결혼식에 간다면 혹시 이웃도시 페트라 (영화 인디아나 존스에도 나왔던)에도 가 볼 수 있으려나 잠시 좋아했으나 요르단행 비행기편은 왜 그리 안 좋은지 남은 휴가일수가 거의 없는 나는 아무래도 포기해야 할 것 같다.

#3. No라고 해야할 때 할 수 있는건 좋은 태도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프로젝트 하나를 같이 하고 있는 모 파트너사의 직원은 무조건 No를 한다... -_- 원칙에 100% 들어맞는 것 같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어긋나지도 않는- 그런 애매한 경우가 생겼을때 일단 고객입장 (우리회사)에서 생각해봐주고 밑져야 본전식으로 한 번 물어봐주는 그런 자세가 그 사람에겐 전혀 없다. 왕보스가 마침 내 생각을 묻길래 (다음 프로젝트도 그 사람과 할 생각이 있느냐고), 다시 볼 일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해버렸다. 나야말로 No라고 해야 할 때 그렇게 한 것 뿐인데 이 씁쓸함은 뭔지. 

 

원칙과 반칙이라는 두 극단 말고도, '융통성' 이라는 행간도 그 사이에 존재한다는 걸, 그리고 협업에서는 무엇보다 그 행간을 읽어야 할 일이 더 많다는 것에 언젠간 그 직원도 동의하게 될까. 융통성을 발휘할 의무 같은건 그 사람에게 없었지만, 세상일이란 게 묘해서 의무만 다해갖고는 썩 매끄럽지가 않다는 걸 이렇게 또 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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