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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애먼 사람 잡으면 못 써

by SingerJ 2022. 3. 4.

일화 1: 

사무실 내 책상은 두 개로 나뉘어 있다. 컴퓨터가 놓인 메인 책상, 창가엔 부책상. 둘 다 윗판이 유리로 돼 있는데 창가 탁자엔 늘 손가락 자국이 뿅뿅 찍혀 있다. 흐음, 청소해 주시는 그 분 이런 점은 좀 안 좋단 말이야...하며 매일 아침 문질러 닦는게 일과다. 

몇 번 마주친 적이 있다. 상당히 퉁명스럽고(...) 한 번은 내 머그컵을 실수로 깨뜨린 적이 있다. 실수이니 하는 수 없지만 선물 받은 컵이라 맴찢이긴 했다. 아무튼 그 사람 손자국일거라 오랫동안 믿었다. 그런데 오늘 깨달았다.. 그 손자국은 바로 내 것이었음을! 창문을 열 때 무의식적으로 테이블을 짚더라고 내가;; 와, 지금까진 진짜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 

 

일화 2:

지난 2-3주간 우리집 초인종이 수시로 울려댔다. 것도 요상한 시간대에. 토요일 새벽 3시, 밤 11시 같은...우체부가 오는 시간도 아니고 동네 아이들이 장난칠 만한 시간대도 아니다. 소리는 또 좀 요란해야지. 괴로워진 나와 사메는 이건 분명 싸이코 어른의 소행이라며 화를 냈다.

범인을 잡겠다고 협업하기도 하고 (하나는 창문으로 감시하고 다른 한 명은 재빨리 잡으러 달려 내려감), 평일엔 범인 잡을려면 둘 중 하나는 재택근무를 해야 하나 진지하게 의논하기도 했다. 우리집 앞에 빵조각 놓고 가던 그 싸이코가 이사 나간 후 여러 새 이웃들이 왔다. 근데 되게 별로인 사람들이라 불만이 쌓여가던 참이었다. 아무래도 그 이상한 2층 여자인 것도 같고, 밤 늦게 쿵쾅거리며 계단으로 다니곤 하는 4층 남자일 지도 모른다. 그런데 놀랍게도 초인종은 혼자 울린 거였다. 어떻게 알았냐.. 관리인에게 자초지종을 말하자 기술자를 보내지 않겠나? (경찰이 아니라 -_-?) 배터리가 거의 소진되거나 습도/온도 땜에 이런 일이 종종 있단다. 실제로 그 날 이후 초인종은 잠잠해졌다. 

 

오늘의 교훈- 역시 심증만으로 애먼 사람 잡으면 못 쓴다 (깊은 반성). 그리고 이왕이면 남들한테 평소 좀 좋은 인상을 줘 놓는게 유리하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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