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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오늘의 택배 + 잡담

by SingerJ 2023. 2. 11.

문화와 지성과 건강함과 감성이 쏴라있는 뭔가 그런 일상이면 얼마나 좋을까만, 요즘 현실은 일에 지친 좀비 모드로 집에 오면 택배나 풀고 앉았는 것. -_-;; 비극적으로 아들을 잃은 동료 몫까지 일하느라 하루하루 허덕이고 있다. 자식 잃은 사람도 있는데 겨우 이까이걸로 버겁다 생각하는 나 자신이 너무 싫기도 하고. 그런 요즘. 

 

내게 있는 검정색 가방이라곤 회사에 갖고 댕기는 제이에스티나 인조가죽 배낭이 전부. 그래서 검정 가방을 사야지 하고 기웃거리다 무난해 보이는 걸 봤다. 그 넘의 이름은 '쏘 쿨 (so cool)' 이던가. 그러나 찜해둔 작은 사이즈 쏘쿨이는 백날을 기다려도 품절이라 지쳐서 다른 걸 골랐다.
 
이름이 빵인가 핑인가 팽인가 그러하다 (불어 알못).

스티치가 포인트인 듯. D자 오른쪽 상단 실밥 삐져나온 거 하자인가 했더니만 원래 그런거란다. 장인의 마감 표시라고. 오, 글쿤.

크기는 요 정도. 지퍼로 잠글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든다. 전에 샀던 버킷백은 어쩜 그렇게 무방비로 뻥 뚫려 있을 수가. 

그런데 쇼핑 후에도 검정가방은 여전히 없는 현실

하나 더 사긴 너무 아까운지라 (가방 살 때만 알뜰한 척) 사메한테 가서 기차 화통 삶아먹은 목청으로 중얼거렸다.

"어떻게 검정 가방이 하나도 없을 수가! 곧! 생일이 돌아오네!" (두 달도 넘게 남음)

 

그리하여 두 달이나 땡겨 받은 생일선물.

어휴 금색 뙇 약간 부담시럽.. 그러나 은장은 없어서 하는 수 없었다. 

모델이 드니까 좀 커 보이는데 실물은 (내 등치에는) 쪼꼬미. 미니백까진 아니나 아무튼 작음.

스트레스 탓인지 뾰루지가 나서 티트리 오일도 하나 사고. 바르기 편하게 되어 있어 좋다.

기초 화장품도 똑 떨어져서 장만했다. 

앞치마 너무 드러운데 빨아도 회복불가 🤣일 것 같아 그냥 새로 삼.

여름에 케냐 갈 준비로 쌍안경. 나~~주 평야~~ 내가 간다 기둘려라

어제 여행비 50%를 미리 송금하는데 뱅킹앱에서 경고 메시지가 뜨는거였다. '이거 스캠일 수 있다, 돈 못 돌려 받을 수도 있다, 그래도 송금 계속 진행할거냐?' 좀 찜찜하지만 뭐 어쩌겠나...믿고 송금했다. 나이지리아, 케냐 같은 데서 사기 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디폴트로 뜨는 경고인 것 같은데... 글쎄다, 이 여행 괜찮을지는 가봐야 알 수 있을 듯. ㅎㅎ 사메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그런 얘길 했다- 나중에 딱 도착했는데 아무 것도 예약이 안 되어 있을 수도 있다 ㅋㅋ 준비를 잘 해서 가자 라고 (사파리 여행은 에이전시를 통해서 가야 편하기 때문에 예약을 다 일임하였다).

월요일엔 동료 아들의 장례식에 간다. 아무쪼록 가족들이 잘 극복했으면 좋겠다. 생판 남인 나도 그 날 소식 이후로 툭하면 악몽을 꿀 정도인데 가족들은 오죽할지. ㅠㅠ 흐린 날 무채색 분위기 트램 안에서 누군가의 손에 들린 분홍장미가 참 눈부셨던 것처럼, 이 암흑기에도 그 가족을 지켜주고 밝혀줄 무언가가 존재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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