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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오해했잖수

by SingerJ 2024. 3. 8.

그 '쉐키' 가 오는 날이었다. 독일과 스위스에 분산되어 있는 우리 회사의 특성상, 또 그 사람 업무의 특성상 왔다 갔다 하며 일을 하는데, 2주 만에 스위스 쪽에서 회의가 있는 날이었다. 고대(?)했던 만남은 의외로 너무나 싱거웠지 뭔가. 오늘은 그가 내 이름을 부르며 인사를 건넨 것. 어머 어머. 드뎌 외웠나부네.  
 
저 색히 뭐냐고 짜증 팍 내면서, 치졸한 인종차별주의자가 틀림 없단 심증을 한 70%쯤은 굳혀가고 있던 차, 오늘 그 인사로 인해 그는 다시 상냥하기 짝이 없는 옆집 아저씨 같아 보이기 시작했다. 와, 사람 선입견이 이래 무습따. -_-a

그런데 다른 동료 한 명한테 이름 또 물어보고 있더라. 🤣 기억력이 마이 안 좋은 건 맞나 봐. 
 
차별 당한다면 참지 않겠어 vs. 혹시 내가 오버하는건 아닐까 사이에서 균형을 잃지 않기 위한 끊임 없는 저울질. 잔뜩 곤두선 신경을 밑바탕에 늘 깔고 겉으로는 그렇지 않은 척 평정을 유지하는 것- 이 빌어먹을 감정노동은 어쩌면 이방인의 숙명일지도.
 
자 그러니까 회사 동료들 이름 정도는 좀 바로바로 기억을 하자고요. 오해할뻔 했잖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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