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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어제의 알프스

by SingerJ 2024. 5. 20.

오후에 비가 잠깐 쏟아지긴 했지만 괜찮은 날씨였다. 기차 창밖으로 보이는 푸르름이 싱그러웠다.   

연휴라서인지 산에 가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어제 다녀온 산은 티틀리스(Titlis). 스위스 산에 처음 오는 사람들에게 제일 추천하고 싶은 곳. 

여러 산이 있고, 각기 다른 매력을 갖고 있지만 이 산은 스위스 산을 집약적으로 맛보기 좋달까. 만년설, 푸르름, 호수, 액티비티가 두루 있어서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소' 분위기.   

산 중턱쯤 있는 '트륍제' 호수 주변 하이킹이 특히 좋지만 6월 전에는 아직 얼어있는지라 오늘은 건너뛰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굉장히 조용해지는 그 순간을 좋아한다.

그러다 소들 목에 달린 방울 소리가 댕그렁 댕그렁 고요를 깨고. 

정상으로 갈수록 많아지는 눈. 회전 케이블카도 바꿔타고 고고.

티틀리스의 단점(?)이라면 인도 관광객들이 유난히 많다는 건데

인도 국민배우쯤 되는 사람이 나온 영화에 티틀리스가 배경으로 나왔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사진촬영 장소도 있음. 

그런데 눈 쌓여있는 정상만 벗어나면 맞닥뜨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은 편이긴 하다. 눈을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무척 감격하면서 사진들을 찍는데 구경하면 은근 재미나다. 

춥지도 않나!

포닥 할때 맡았던 인턴학생이 인도인이었는데, 여기서 우연히 마주친 적이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 속에서 아니 니가 왜 거기서 나와. ㅎㅎ 😆 핫초코 한 잔 사주며 여기 마음에 드냐고 물으니 눈이 촉촉해져 갖고는 "천국 같아요." 라고 했더랬다. 그 애도 생전 처음 눈을 보는 거였다는.   
 
우리도 사진 한 장 찍어달라 어떤 인도 아저씨한테 부탁하니 범상치 않은 연출력 무엇. 좀 웃어라, 시선을 돌려봐라, 몸개그 등...웃겨서 팍 터졌다. 혹시 발리우드 감독이신가요. ㅋㅋ 

절벽 사이에 있는 흔들다리. 디게 춥고 별 재미는 없으나 사진 찍는 인도인들 반응이 재미나다. 

아이스 플라이어. 올 때마다 타지만 그때마다 새로운. 높이가 상당하다보니 짜릿. 

핫초코 한 잔

연예인들 다녀간 사진. 노홍철씨 잘 어울리네요. ㅎㅎ

다시 내려가는 케이블카. 미니어처처럼 보이는 바깥세상. 

날씨가 무난해 패러글라이딩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루체른에서 기차 갈아타기 전 밥을 먹으러 간다. 

이제 크리스마스 전까지는 없는 연휴여...잘 가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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