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마주치는 그 개는 반려인간과 함께 강변 산책로를 지나가곤 한다. 야트막한 담장을 따라 걷는데, 담 너머로 보이는 건 녀석의 꼬리 윗부분 뿐이다.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 다만 보이는 것은, 씐난다 재미난다 씰룩씰룩대는 꼬랑지. 그 하나만으로도 너무나 많은 걸 말하고 있어서 표정은 보이지 않아도 본 것 같다. 즐겁구나. 신났구나. 지금 행복하구나.
넌 개코를 가졌으니 어쩌면 맡을 수도 있지 않을까- 만날 때마다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미소의 냄새를, 그리고 본 적도 없으면서 예뻐하는 길 건너편 아줌마의 이 찐한 팬심의 향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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