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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Edinburgh (3): Highland 투어 外

by SingerJ 2025. 6. 5.

스코틀랜드 내에서도 산이 많은 고지대 (highland)는 에든버러보다 날씨가 더 거지 ㅋ 같다는 얘길 익히 들었다 (자기들끼리는 자조적으로 'glorious' scottish weather 라고 하던데). 그래도 한결 살만하다는 계절에 간 덕인지, 변덕이 심하긴 해도 거지까지는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풍광 자체는 큰 감흥을 주지 못했다. 가본 곳 중에서는 아이슬란드와 많이 비슷했는데,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쪽이 훨씬 단조롭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이었던 건 아마도 가이드의 훌륭한 선곡 덕분이 아닐까. 출발할때부터 펑키한 백파이프 반주의 노래로 범상치 않았던 이 날의 선곡은 하이랜드에서 더욱 빛을 발하였는데, 영화 007 'skyfall' 을 촬영했다는 골짜기를 지나갈 때 흘러나온 아델의 목소리는 풍경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었다. 어딘가 텅 빈 느낌을 주는 들판과 골짜기는 백파이프 소리와도 어울릴 듯 했다. 안소니가 말에서 떨어져 세상을 떠났을 때 다시는 백파이프를 불지 않겠다 다짐했던 아치. 스테아마저 비행기 추락사로 떠나버리자 홀로 남은 아치가 눈물을 떨구며 연주하던 장면이 기억나는 풍경이었다.         

물이 엄청나게 차가웠는데 하이랜드의 개는 역시 강인하다, 마! 

뭐니뭐니 해도 이 소가 구여웠다. 이 지역 날씨에 적응된 긴 털을 갖고 있어 'hairy coo' 라고 불린다고 한다.

엘라스틴 (안)했소

먹이를 줘도 된다고 해서 사메도 다가가 보았지만...제발 내 감자를 먹어달라며 애원하는 그를 외면한 소씨는 그 옆 아저씨가 내미는 당근 쪽으로 냉큼 가버렸다는. 😂 

스코틀랜드 전통음식 중 하나인 Cullen Skink (훈연생선과 채소를 넣어 끓인 크림수프). 뜨끈 고소하니 맛있었다. 

그리고 네스호 보트투어. 네스호의 괴물은 정말로 존재할까? 에 대해 진행된 여러 연구자료를 보여주는데, 와 정말 있나봐...! 라는 생각이 들게끔 혹 하는 면이 있었다.   

바람이 많이 불 거라는 예상을 깨고 굉장히 잔잔했다. 이 깊은 물 속에 네가 정말로 살고 있다면 아무쪼록 행복하고 건강하길 바라.  

위스키 아이스크림이 썩 괜찮다며 추천하길래 먹어보았다. 살짝 향이 나는 정도였다.

다른 날 저녁 에딘버러 칼튼 힐 (Calton Hill)에서. 노을을 보기 위해 저녁이면 많이들 찾는 모양이었다. 

스코틀랜드 국립 갤러리도 기대 이상이었다. 분류가 잘 되어있고 규모가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아 둘러보기 좋았다. 

'Girl with dead canary' (자세히 보면 슬퍼하는 소녀 앞에 죽은 새가 있음). 

쥐도 잘 잡는 이 용감한 개는 사실 낙하산 ^^ 전시라고 한다. 미술관 건립을 위해 거금의 재산을 기부한 사람이 조건을 하나 걸었는데, 자신의 애견 'callum' 의 그림을 영구전시 해달라는 거였다고. 그리하여 오늘날 쟁쟁한 화가들의 작품들 속에 당당히 전시되고 있다. 

마지막 날 했던 던전투어. 조악한 '유령의 집' 영국버전이 아닐까 했던 편견을 깨고 의외로 재미있었다.

지하 세트장이 훌륭했고, 중세시대 건물이 주는 본연의 리얼리티까지 더해져 80분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배우들이 연기로 설명해주는 스코틀랜드의 '어두운' 면이랄까- 고문, 마녀사냥, 죄수 처형 등. 의자가 갑자기 흔들리거나, 벽에 걸린 그림이 기울어지고, 샹들리에가 흔들리고, 피가 튀는 효과 (실제로는 물), 자이로드롭까지 있어 스릴 있는 시간이었다. 

시내에서 저녁마다 출발하는 시커먼 버스가 있길래 뭔가 하고 보니

Ghost tour란다. 이것도 한번 해볼 걸 그랬나 싶고. 

국립박물관도 볼 게 많았다. 패션, 통신, 교통, 세계 문화 등 다분야에 걸쳐 소장품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무력 전쟁은 물론 냉전시대의 역사적인 소장품들도 있어 한 번씩 숙연해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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