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도, 바람도 좋던 금요일 오후.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한 여자가 눈에 띄었다.
옆 사람과의 이야기에 열중해 있는지, 얼굴 위로 다채로운 표정이 쉼 없이 지나갔다. 미소 짓다가, 찌푸렸다가, 한숨을 쉬기도 하면서.
내 옆을 스쳐가는 순간에는 마침 큰 너털웃음을 터뜨리고 있었는데, 스프링 같은 곱슬 금발머리가 바람에 크게 부풀어 있었다. 뒤에서 비치는 햇빛이 머리칼 사이사이를 관통해, 순간 마치 빛나는 곱슬 황금갈기를 가진 아름답고 명랑한 사자 한 마리처럼 보였다. 친구라면 사진으로 남겨주고 싶은 모습이었다.
그 사람은 알까. 오늘 어느 한순간 자기에게 얼마나 근사한 모습이 있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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