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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Iceland #3] 얼음과 불의 나라

by SingerJ 2021. 11. 7.

아이슬란드를 대표하는 두 가지라면 아마도- 얼음과 불. 곳곳에 활화산이 즐비하고, 바다/호수엔 빙하가, 그리고 그 화산과 빙하에서 흘러나오는 얼음물과 온천수가 가득하다.


이 날은 아이슬란드 남쪽지방을 둘러보는 날로 14시간이라는 만만치 않은 일정이었다. 이 지방은 SF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자주 소개된 바 있다고 한다. '인터스텔라',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왕좌의 게임' 등.

사진의 장소는 '요쿨살롱' (요쿨= 얼음, 살롱= 바다 라는 뜻이라고 함). 사진이 실물을 참 따라가지 못하는 곳이라고 느꼈다. 아이슬란드에서 꼭 봐야 하는 곳은 어딜까 라고 누가 내 의견을 묻는다면 이 곳을 첫번째로 추천해주고 싶다 (아이슬란드에서 아이스를 보는 것이야말로 제일로 아이슬란드다운 풍경이 아니겠나- 라는 지극히 단순한 발상에서).

물가에서 바라보는 것 만으로는 만족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빙하 가까이까지 데려다주는 보트투어가 있다. 겨울에는 이 보트투어가 아예 없다던가 대폭 제한된다던가... 아무튼, 겨울에 와서 오로라를 보는 대신 다른 많은 걸 포기하느냐, 아니면 여름에 와서 다른 걸 다 즐기는 대신 오로라를 포기할 것이냐는 방문객의 선택이겠다. 역시 다 가질 수는 없는 뱁.

수륙양용차 형태의 보트로 빙하에 접근한다. 물론 아주 가까이 까지는 가지 못한다. 가까이에서 보니까 물에 잠긴 빙산의 뿌리부분은 겉으로 드러난 부분과는 진짜 비교도 안되게 어마어마해 보였다. 천년이 넘은 빙산이라니까 녹았다 얼었다를 얼마나 수도 없이 반복했을지. 가까이에서 보면 벌집무늬가 선명하게 보이는 얼음도 있다.

가이드 (털모자 쓴 사람) 분이 얼음덩어리를 하나 건져 올려 설명을 해준다. 그리고는 이 천년도 넘은 얼음을 잘게 쪼개서 한조각씩 먹어보라고 나눠준 다음 ^^ 나머지 덩어리 반은 한번씩 들어보게 해준다. 어느 아저씨가 제일 먼저 들어보겠다고 욕심 내더니 5초도 안되어 너무 차갑다고 다른 사람에게 패스하길 원했다 (아무도 가져가고 싶지 않아 함. ㅋㅋ).

구조담당 총각. 물이 엄청나게 차가우니 실수로 빠지지 않도록 하라고 신신당부 주의를 준다.

그리고 이곳은 스코가포스 (Skogafoss). 아이슬란드어로 'Foss' 는 폭포라는 뜻이라고.

빨주노초파남보가 다 보이는 무지개를 본건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여기는 또다른 폭포...Seljalandsfoss (셀랴란스 포스) 라던가. 매일매일 폭포 한군데씩은 꼭 본지라 이제 슬슬 재미 없어지던 차, 이 폭포는 쬐금 색다른 점이 있긴 했다.

폭포 뒤쪽으로 갈 수가 있다. 단, 샤워를 호되게 할 각오를 해야. 방수잠바의 성능을 시험해 볼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세차게 쏟아져 내리는 폭포커튼.

좋은 사진은 역시 거저 얻는 게 아닌가보다. 눈도 제대로 못 뜰 정도로 세찬 물줄기 앞에서 촬영에 여념 없던...작가일까? 한국인 같아 보이던데.

비록 폰카지만 작가 못지 않은 열정을 불사르는 (짝퉁)작가도. ㅋㅋ

금방이라도 다 쓸려내려갈 것 같은 위치에서도 버티고 자라고, 꽃도 피우고... 너희들은 왜 하필 여기에 자리를 잡았니? 라고 물어보면 'why not?' 이라고 되물어오지 않을까 싶게 대찬 존재들.

저 너머엔 검은모래 해변이 있다. 주상절리와 흑사장으로 유명한 관광스팟인데, 버스출발 10분을 남기고 뛰어갔다 오기엔 귀찮아서 그냥 바라만 보았다. (실은 가기 전에 사진을 봤는데 너무 평범해서. 제주도 주상절리 승!). 사메는 헐레벌떡 뛰어갔다 오더니 딱 한마디 소감을 남겼다. "모래가 까매." -_-ㅋㅋ

짧은 이 여름이 지나면 또다시 눈과 얼음으로 꽁꽁 얼어버릴 땅.. 비록 잠깐의 여름이나마 이 곳의 산과 들이 햇빛에너지를 듬뿍 흡수하기를, 다가올 겨울의 혹독함을 그 온기로 또 잘 이겨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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