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올 거라던 예보는 빗나갔다. 하지만 얼마나 을씨년스러워졌는지 모른다.
종일 먹구름 가득한 도시에 까마귀 우는 소리만이 울려퍼지는 느낌.
도시락 싸 갈 양고기 스튜. 이런 날씨 나의 진정한 희망메뉴는 김치콩나물 국밥 또는 된장찌개 백반입니다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꿈이겠지라.
점심으로는 라끌렛을 해먹었다.
치즈를 녹여 삶은 감자, 구운 채소 등과 함께 먹는 이 겨울음식이 생각난 건 우리 뿐만이 아니었는지 수퍼마켓 라끌렛 세트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더라.
이집트 대 가나의 축구경기에 심취해 계신. 이럴 때 말 걸면 무조건 '응' 또는 '아라쏘' 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다. 오늘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자기 밥 내가 혼자 다 먹어버린다~"..."아라쏘." ㅋㅋ
어느 집 고양이인지 자주 산책 나온다. 풀숲에 가만히 몸을 숨기고 앉아 놀이터를 바라보기도 하고, 솔방울을 갖고 놀기도 하고. 오늘은 마치 가는 가을을 천천히 사색하며 느끼는 것 같아 보이던 낭만고냥이.
예전에 친구들이 독일에 놀러왔을 때 독일잔디는 왜 겨울에도 초록일까 궁금해하던 기억이 난다. 그러고 보니 스위스도 마찬가지다. 나날이 회색으로 변해가는 풍경 속에서 생생한 색을 뿜어내고 있는 유일한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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