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종일 내렸다. 금방이라도 그칠 듯 보슬보슬 수준이었지만 그것도 하루 종일 내리니 제법 많이 쌓였다. 겨울다운 겨울을 좀처럼 보기 힘든 이 곳에서 이만하면 이번 겨울은 꽤 진짜 겨울 같다. 하지만 호떡도, 군고구마도, 붕어빵도, 떡볶이 어묵국물 포장마차는 더더욱 없으니...겨울 맞아유...? 결국 내가 떠올리는 그 '겨울' 의 이미지를 완성하는건 함박눈도 크리스마스도 아닌 기승전 먹을거리였던 모양이지. 껄껄;;
새해를 맞아 동료들 몇이 야심찬 다이어트 도시락을 싸오고 있고, 스포츠 스마트 시계를 차고 다니는가 하면, 두세명은 이미 놀라운 감량을 해 반쪽얼굴로 나타나질 않나...어...왜...우리회사 분위기 갑자기 헬스클럽 같아진거냐. -ㅅ-
'살 빼자' 같은 것도 한해 목표씩이나 될 수 있다는 걸 전혀 생각도 안 하던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다.. (아련...) 그러나 이제는 눈꼽만큼 뺄래도 고통이 따르고 조금만 방심하면 그나마 도루묵이 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작년에 대폭 빼는데 성공은 했으나 야금야금 다시 찌고 시험관 하느라 또 좀 찌고 해서 다시금 꽉 조여야 하는데 이 중요한 시점에 시험관을 또 할 지 말 지 결정하기란 정말 너무나 갈등되는 것. 와.. 안 겪어본 사람은 모르는 그 호르몬의 장난이란...한국식 중국집이 있을 리 만무한 우리동네에서 글쎄 밖에 나가기만 하면 공기에서 짜장면 탕수육 군만두 냄새가 리얼하게 나더라는 걸 누가 믿어줄라나. 다음번엔 약을 고용량으로 쓸거고 그 결과 살이 특히 배 둘레에 이렇~게 찐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의사쌤이 오뚜기 그림까지 그려가며 미리 일러주던데... 그래서 하라고요 말라고요. ㅠㅠ
배둘레햄이 될 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할 것인가 말 것인가 고심중에 남편이 다가와 뜬금 없이 이 헤어스타일을 강력추천한다. 잘 어울릴 것 같단다. 끙.. 사메의 새해목표 중 하나로 '마누라 취향 좀 더 파악하기' 를 강제로 넣어줘야 할 것 같고 -ㅅ- 내 목표는 뭘로 할 지 아직 모르겠는 와중에 벌써 1월의 열흘째 날이 이렇게 지나간다.
좋아하는 품종이지만 사려고만 하면 꼭 없는 장미를 웬 일로 쉽게 살 수 있었던 오늘처럼 소소한 기쁨이 간간이 있어주는 또 한 해가 되기를, 건강하길, 평화롭길, 매 새해 지난해보다 조금 더 행복할 수 있기를- 라고...제일 만만해 보이지만 가장 고난도의 그것을 금년에도 또 일단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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