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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열정이 사그라든다는건

by SingerJ 2022. 1. 28.

며칠 전 우연히 본 수제 바이올린이 계속 생각난다. 한참 뜸하던 깽깽이병 -_-; 이 다시 도지기라도 한 걸까. 한 폴란드 제작자가 만든거라는데, 나무 고르고 말리는 것부터 100% 수작업 한 것 치곤 가격도 은혜로워 보였다. 뭣보다도 소리가.. 내가 바라오던 바로 그 소리가 났다. 따뜻하고, 힘차고, 깊은 소리.

예전 바이올린은 내가 어떤 소리를 좋아하는지조차 잘 모를때 샀었는데 쨍하고 화려한 소리를 갖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뒤늦게 깨달은 사실에 의하면 나는 흔히 warm, singing, round 등으로 묘사되는 소리쪽을 더 원한다는 거였지만 말이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바쁘다는 핑계로 점차 멀어졌더랬다. 초보에겐 차고 넘치게 좋은 악기였음에도.

며칠 전에 본 바이올린은 소리부터 색상까지 딱 바라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고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돈지럴 한두 번 해보는 것도 아닌데 악기값이 아까워서는 분명 아닐 것이요, 레슨 받을 시간이 없지만 그것도 뭐 쪼개면 다 나올 것이요.. 다만 다시 뭔가에 빠져드는게 이제는 어쩐지 참 부담스럽고 두렵달까. 나는 아직도 여전히 그 소리를 사랑한다. 그러나 단지 그걸 위해 주말휴식과 저녁시간을 쪼개 바치는 그 짓을 내가 다시 할 수 있을까. 바로 이런 걸까. 열정이 줄어든다는건. 이유는 몰라도 나에겐 왠지 일어나지 않을거라고 멋대로 상상했던 그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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