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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몰랐네 굳이 우리음식을 먹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식성을 가졌다는 건, 외국 사는 처지에 있어 더없는 다행이긴 하다. 그치만 그게 안 먹고도 살 수 있다는거지 먹고 싶은 적이 전혀 없다거나 못 먹어도 아쉽지 않다는 말은 당연히 아니다. 음식이란 건 뭐랄까-...매일같이 꼭 빠짐없이 먹어야해서라기 보다는, 문득, 아주 문득 생각나서 먹고 싶어질 때 가장 먹고 싶은 바로 그 순간에 딱 먹으며 희열을 느끼는...캬...먹는 낙이라는 게 그런 거 아닌가 말이지. 한국식품점이 없는 외국도시에 살면 다른 건 몰라도 그 '적시' 에 먹는 즐거움은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집착녀의 경우라면 얘기는 좀 다르다. 먹는 것에 대한 나의 열망은, 생각난 그 음식을 먹고 말때까지 결코 사그러들지 않기 때문에 시일이 좀 지났다 하더라도 그.. 2021. 11. 28.
단무지 없으면 김치를 外 한국지사 최과장님과 꽤 친한 편이다. 워낙 자주 의논할 일이 많다 보니 일얘기는 물론이고 순수한 잡담도 종종 하는데, 오늘의 주제는 저녁밥 메뉴였음. 집에 가면 칼국수가 있을거라고 자랑을 하길래 순간 나도 우리음식- 특히 김밥- 이 먹고 싶어졌음. 하지만 단무지 빠진 김밥은 상상할 수 없고 단무지를 사려면 1시간 걸려 취리히에 가야 하기 때문에 결국 포기한다는 결론. 그러자 최과장님 왈- "그럼 단무지 대신 김치를 넣어요! 그 또한 훌륭한 맛이에요." 아...베른에 사는 사람에게 있어 이것은...바로 그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지 그래' 라는 유명한 말의 살아있는 예로고. ㅋㅋ 사람의 생각이 (나만 그런지도 -.-) 참 굳어있다는 사실을 아주 작은 일에서 절감하곤 한다. 얼마 전부터 감자튀김을 해먹으면 .. 2021. 11. 22.
굳세어라 언니야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1. 11. 22.
새학기 증후군 내성적인 성격 탓에 환경변화를 많이 버거워했던 난, 새학기가 시작될 무렵이면 꼭 심한 감기를 앓곤 했다. 더이상 새학기가 존재하지 않는 삶을 살게 된 지도 어언 십수년이지만 그 증후군은 아직도 남아있는가 보다. 이직하겠다고 그저 결심만 했을 뿐인데 내 딴엔 그것도 큰 변화였는지 며칠 꿈까지 꾸더니만 급기야는 독하게 감기에 걸렸다. 뾰족하게 깎은 연필 다섯자루와 새하얀 실내화를 들고 등교하던 그때의 가벼운 울렁증은 지금도 인생의 새로운 길목에 다다를때마다 다시 찾아와 나를 그때의 겁 먹은 어리둥절한 아이로 돌아가게 한다. 어릴적이나 지금이나 기침시럽의 요상한 맛 또한 여전하다. 2021. 11. 22.
여왕님, 쇠뿔도 단김에 外 평소보다 오히려 더 일찍 일어난 일요일 아침. 김연아의 경기결과가 궁금해 스케이팅 비스무리한 꿈까지 꾸고. 역시 그러면 그렇지, 압도적인 우승! 하...정말 여왕님 같아. 어쩜 저리 침착하게 잘해냈을까. 대견해 대견해. 사실 피겨스케이팅 팬은 전혀 아님. 축구는 한일전만 보는 것처럼, 피겨스케이팅은 김연아의 경기만 볼 뿐이지만 어떤 스포츠이건 그 엄청난 부담과 조마조마함을 극복해내는 순간을 보는 건 언제나 짜릿하고 감동적이다. 한 달쯤 후에나 지원을 시작해보겠다는 계획을 갑작스레 바꿔 오늘 첫 지원을 벌써 해버림. 성격이 급하다고 해야 할 지, 아니면 좋게 말해 쇠뿔을 단김에 빼는 추진력 만땅인 건지는 알 수 없지만 하여간 나 자신의 불도저스러움이 스스로 부담스러울 때가 있음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직은 .. 2021. 11. 22.
두시간째 고민 중 꼭 공부 못하는 애들이 시험공부는 하기도 전에 책상정리로 진 뺀다고들 하는데, 뭐 꼭 그렇지는 않다고 개인적으론 생각함. 내 주변 공부 잘하는 사람들 중에는 정리정돈벽이 심하게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었고 공부를 잘했다고 내 입으로 말하긴 좀 웃기지만 나도 그 '사전작업' 을 매우 즐기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사람이다. 이직을 슬슬 계획하고 있다. 빠르면 4월 말쯤부터 지원을 시작해볼까 하는데, 그러려니 자잘하게 필요한 물밑작업이 꽤 된다. 이력서 수정 (내용 업뎃은 사실 금방이지만 주로 고민하는 건 어떤 템플릿/어떤 글씨체로 할까 뭐 그런 것들.. -_-;) 그리고 이력서에 넣을 사진을 새로 찍으려는데 어떤 색 셔츠를 입을까 그것도 고민 중...;; 그 다음엔 내일 당장이라도 스무우~스한 인터뷰를 할 수 있.. 2021. 1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