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지 작가의 안데르센상 수상소식에 작품을 좀 찾아보았다. 따뜻하고 정겨운 그림.. 왠지 모르게 우리 복동군의 강아지 시절도 떠올리게 했다. 그래서였을까, 아님 친구의 노견이 떠났다는 소식을 들어서였을까, 그 날 밤 신기한 꿈을 꾸었다.
자다 얼핏 정신이 들길래 잠이 깼나 싶었다. 자박자박 발소리 같은게 들렸고, 이 시간에 무슨 소리지 라는 생각을 하는 동시에 갑자기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늪에 빠진 것처럼. 가위 눌린다는게 이런건가?! 싶은 순간 뭔가 부드러운 동물털 같은 것이 커튼처럼 살랑이며 얼굴을 덮었다. 눈도 떠지지 않고 움직일 수도 없는 가운데 왠지 안심이 되었다. 이건 동물이고, 나를 안다 라는 우스운 확신이 들었다. 두렵지도 않았다. 잠시 그 상태로 있다가 퍼뜩 현실로 돌아온 듯 몸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꿈 같지 않은 생생한 그 느낌에 한동안 다시 잠들 수 없었다. 그리곤 미신 같은 생각을 했다. 녀석이 나를 보러 오기라도 했던 걸까? 동물들도 가끔 반려인이 어떻게 살고 있나 궁금할 때가 있지 않을까? 아무쪼록 그 곳에서 늘 행복했으면 좋겠다 얘야. 같이 있는 네 친구들도 모두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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