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두 번 게임 드라이브를 나갔다. 동 틀 무렵, 그리고 오후 늦게~해 질 무렵 또는 밤까지.
동물들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몇 분마다 뭔가가 나타나는지라 한번만 나가도 벌써 십 수 종을 보게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새로운 뭔가가 있었다. 총 여섯 번의 게임 드라이브 동안 시간은 늘 쏜살같이 지나갔다.
오후도 좋고, 나이트 사파리는 스릴만점 (분위기 전설의 고향 그 자체 😱).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던 건 아침의 게임 드라이브였는데, 지붕 포함 전면이 열려있는 차에서 담요를 덮고 조금 덜 덜컹거리는 짬짬이 커피를 홀짝이며 바람을 가르는.
같은 동물이라도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더만,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도 오늘 같은 동물이 둘 있었다. 코끼리- 얘네는 늘 먹고 있음 (하루에 16시간을 먹는다고...소화기관이 원시적이라 먹는 양의 70%는 무쓸모).
그리고 사자. 밤에는 밀림의 왕일지 몰라도 확인되는 바가 없음. 😂 사람들 눈에 띄는 시간엔 늘 디비(...)자고 있어서.
아니면 그루밍에 열중
아침엔 이런 사랑스런 모습도 보게 된다.
비록 엄마 아빠 거냥이는 인간을 x무시하지만 (바로 곁에 있어도 투명인간 보듯 스쳐감), 아그들은 아직 호기심이 강해 차 안을 올려다 봐 주기도 한다.
치타도 인간을 x무시. 그댄 항상 먼 곳만 보네요...치타는 사자에만 관심이 있음. 😂
지척에서 변태처럼 꼬리까지 샅샅이 훔쳐 보는데도 느긋.
사람들이 막 사진 찍고 있길래 보니
표범.
표범은 좀 달랐다. 눈빛부터가 맹수의 그것이랄까.
가이드들이 표범을 최고 좋아한다고 한다. 왜냐면 사람들이 우와~ 하게 만드는 야성을 종종 보여주기 때문에.
얘들은 톰슨 가젤인데 모습을 잘 봐주세요 뒤에 나옵니다.
고요한 아침 게임 드라이브에서 표범을 만났다. 톰슨 가젤 한 마리를 잡아 나무 위에서 뜯어 잡숫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숨 죽이고 보고 있는 가운데 표범의 씹는 소리가 생생하게 들렸다. 으드드윽 😭 하는...아...이것이 야생이로구먼, 느꼈던 순간.
냄새 맡고 찾아온 하이에나.
이제 그들에겐 존버의 시간. 득템할때까지.
순간 우리 가이드가 표범이 나무 위에서 날 보고 있다고 하지 않겠나. 나를...?
헐...! 😱 나, 나는 맛 없어, 얘!!
툭 하면 까꿍하는 기린. 저 속눈썹. 저 입쯀. 😆
재미있게도 그 다음날 아침 같은 표범을 또 만났다. 나무에 몸을 걸치고 쉬고 있는 중. 어제 뜯다 만 가젤이 아직 널려있고;;
동 터오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뭇 사색에 잠긴 듯한. 아...마시써따...남은 거 이따 마저 먹어야지...실은 이런 생각 중이었을 지도.
금빛 아침햇살을 받아
몸통을 오렌지빛으로 물들이고는... 신비로웠던 아침.
그리고 존버는 끝났다! 득템하여 기쁜 그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목격하게 되니 이것은 일일연속극 '동물의 왕국' 인가 신기하고 색다른 기분이었다. 인간과 동물들의 이 비교적 평화로운 공생관계가 마사이 마라에 오래 지속되길 기원하면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와타무 (Watamu) 해안으로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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