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하루 휴가 낸 김에 하이킹을 다녀왔다.

햇빛이 강렬한 날이었다. 사방에서 직사광선 작열.



평화롭구나, 회사 안 가는 평일. 내게 강 같은 평화. 😁
로젠라우이 (Rosenlaui)라고, 마이링엔 (Meiringen) 기차역 앞에서

버스를 타고 간다.



빛에 따라 시시각각 다르게 보이는 초록의 향연.

쨍한 초록, 진초록, 청록, 연두

어쩐지 쓸쓸함이 깃든 가을빛처럼 보일 때도 있고.

사방에 물이 흐르고 있어 더워도 덥게 느껴지지는 않는 곳.

좌 콸콸 우 졸졸

서양사람들 사진 요상하게 찍어주는 거에 매번 새삼 놀란다. 잘 찍고 못 찍고를 떠나, 사진 찍는 취지를 이해 못하는 듯한 신기함이랄까. 풍경에 함께 감탄하다가 "여기서 한 장만 찍어주세요~" 하면... 왜겠냐...'저 풍경 속에 나도 좀 끼고 싶다' 아니겠소! 그런데 산이랑 물은 다 잘라먹고 개천 난간과 사람만 찍어놓으면 우짜라는 거요. 😱

걷는 내내 흐르는 빙하수가 함께 한다.



차갑고 맑다. 수박 담가놨다 먹으면 듁음일 듯.

갖고 온 음식 기차 안에서 야금야금 먹고 오전 10시에 또 배가 고팠다. 소듕한 김밥을 벌써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하는데...소들도 밥 먹네? ㅎㅎ

결국 도시락 까먹고 방울토마토도 먹고

통나무집 벤치에서 잠시 쉬어간다. 하늘은 더욱 쨍쨍해지는 중.

깃털구름


저 커플이 웰시코기를 데려와 동영상을 찍어주고 있었다.

간식으로 꼬셔서 달려오는 모습을 풍경과 함께 담는 중.

그런데 처음에만 좀 달리다가 시큰둥한 것. 뚠뚠해서 뒤뚱뒤뚱 걷는데 느무 귀엽고 😆


혼자 있을때랑 자연 속에 있을때가 제일 빠르게 충전되는 느낌을 받는데 혼자 하는 하이킹은 그래서 귀중한 휴식시간이다.


이 날씨에 달리기 하는 사람 ㄷㄷ 리스펙!

그치만 금년 하이킹도 이걸로 끝이지 싶다.



여름은 순식간에 지나가버릴 것이고, 가을산의 저물어가는 그 빛깔은 가을 타는 사람에겐 느무 맴찢인 것.

그림 그리고 있던 누군가. 그 모습이 다름 아닌 그림이구랴.



갖고 간 먹을 거 다 먹고 버스 기다리는 동안 와플 사먹었다. 2만보 걸었다고 평소의 세 배는 먹은 듯. 😭

그대여 길을 잃었나요
여기 표지판이 있어요 나를 따라와요
(사실 저것은 농장에서 치즈, 달다구리, 시럽 등을 판다는 표지판임)

'이제 막 왔을 뿐인 걸' 이라고 방심하는 순간 어느새 지나가버릴 게 틀림 없는 여름이여..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치라면을 뜻밖의 곳에서 (0) | 2024.09.04 |
---|---|
이라이자 머리를 한 남자 外 (0) | 2024.08.18 |
일요일도 날이다 (0) | 2024.06.17 |
Art Basel (2) | 2024.06.15 |
떡 별로 안 좋아합니다만 (2) | 2024.06.1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