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더운 요즘이다. 우리집 전실 바닥이 벽돌로 되어있는데, 겨울엔 맨발로 딛기 두렵게 써늘하지만 이맘땐 딱 좋게 시원한 쿨매트 역할을 한다. 지난 주말 사메가 월드컵을 보러 (또) 러시아에 간 동안 나는 벽돌바닥에서 뒹굴며 판타지 로맨스 소설 한 세트를 읽어치우는 피서를 했다.
수박으로 끼니 때우니 편하고 좋더구만 주말마다 그럴 순 없고...이럴땐 미고렝 (인도네시아식 볶음국수)이 만만해서 좋다.
찬장구석에 라면처럼 상비되어 있는 미고렝 면.
새우 한 팩 녹이고
채소는 양배추와 청경채 두 가지면 충분. 새우에 넣을 마늘 조금이랑.
소스는 단간장 (sweet soy sauce)과 삼발 욀렉 (sambal oelek). 단간장은 없으면 굴소스로 대체해도 어느 정도 비슷할 것 같고, 삼발 욀렉은 고추, 마늘 등이 들어간 매콤한 소스인데 구하기 힘들다면 스리라차 소스를 대신 넣어도 될 것 같다. 아마존에서 평이 좋길래 한 병 사봤는데 스리라차 소스보다 한결 오리지널 맛이 난다. 발리에서 먹었던 그 맛.
면을 삶고, 새우는 다진마늘과 함께 익혀 대기시켜 둔다.
채소를 볶다가 숨이 죽으면 삶은 면과 새우를 더하고 소스를 적당량 넣어 볶는다. 단간장: 고추소스= 2:1 정도면 적당한 듯. 오늘은 고추소스가 평소보다 많이 들어가서 사메한테는 매울 것 같지만 어쩔 수 없지 (나만 맛있으면 돼 ㅋ).
새우칩도 몇 개 곁들여서. 인스타그램용 사진 찍는 팁에서 그러는데 접시 옆에 천을 깔아주거나 꽃 같은걸 놔주라고. 지저분한 행주를 놓을 순 없어서 장식선반 위에 있던 가짜꽃 뜬금 없이 등장.
두 통 꽉 차게 담아놓으니 엄마들이 곰국 한솥 가득 끓여둔 기분을 좀 알겠네. ㅋ 자, 날도 더운데 두고두고 먹읍시다. 내일도 먹고 모레도 먹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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