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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토랑

이열치열- 샥슈카와 코샤리

by SingerJ 2021. 11. 3.

너무 더우니 뭔가 매콤뜨끈한 걸 먹자는 사메의 말에 순간 오잉..? 했다. 이유를 물어보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날씨가 이럴땐 화끈한 걸 먹으면 오히려 상쾌하고 시원해져!"

 

호오...요것 봐라...저 이집트인이 이열치열을 아네? ㅋ 외국인이 공감하긴 힘든 개념이라 생각했는데 역시 선입관이었던걸까. 외국도 외국 나름인가보라며 오리엔트 동질감을 급 느낄라 하는 찰나, 남편이 덧붙여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샥슈카와 코샤리를 먹자!"

그럼 그렇지. 겨우(!) 샥슈카와 코샤리 정도로 이열치열을 논하다니.. 이것이 외쿡인의 한계로구만. ㅋ

샥슈카는 한때 블로그마다 광풍처럼 번지던 북아프리카식 토마토+계란 요리이고, 코샤리는 쌀밥+파스타+렌틸에다가 소스를 얹어 먹는 이집트 음식. 둘 다 고추가 들어가서 살짝 맵긴 한데, 막 특별히 뜨끈하지도 화끈하지도 않은, "크으~ 시원하다~" 라는 우리네식 찬사를 단전에서부터 끌어올리기엔 택도 없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내가 맡은건 샥슈카. 대한민국의 소울을 담아 불닭, 아니 불샥슈카를 해볼라다가 꾹 참고 고추는 딱 한 개만.

양파, 피망, 마늘, 고추를 볶다가 토마토 페이스트 약간, 치폴레 약간, 껍질 벗긴 토마토를 듬뿍 넣어준다.

생토마토로 시작하면 너무 오래 끓여야 하므로 통조림을 쓰면 편하다.

설탕 한 두 숟갈로 신 맛을 줄이고 소금, 후추, 큐민으로 간한다.

소스가 걸쭉해지면 드디어 하이라이트 계란을 깨뜨려 넣는다.

기호에 따라 허브, 페타치즈, 올리브를 더한다.

다음은 낮잠 후 등판한 저녁담당 쉪. (아닌 것 같지만) 그에 말에 따르면 이집트 정통 코샤리. 쌀, 파스타, 렌틸을 익혀 섞고 (탄수화물 대잔치), 병아리콩은 자기가 싫어하니까 안 넣는다는 변종 정통(ㅋ) 레시피.

토마토+고추+마늘로 소스를 만들고 바삭하게 튀긴 양파를 토핑해 먹는다. 그릇 가장자리에 질질 묻은 소스 따윈 신경 쓰지 않는 쉪의 터프한 배식.

내가 생각하는 코샤리의 매력은 별 맛 안 날 것 같은 조합인데 의외로 맛이 괜찮다는 점이고, 한가지 장담하는건 코샤리를 먹어본 한국인들 중에 김가루를 뿌리면 좋겠다고 생각한 사람이 많을 것 같다는 거다. 김가루...김가루를 넣어야 화룡점정 될 것 같은 맛이다 이것은.. 퓨전요리란 게 어쩌다 생겨나게 된건지 왠지 이해가 된달까. 오늘따라 소스가 많이 매워서 땀을 뻘뻘 흘리며 먹었다. 얕잡아 보다가 정말로 이열치열이네.

인간적으로 너무 덥다 여름아... -ㅅ-; 라플란드가 그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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