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715 그거 해서 얼마 버니 오늘 나를 웃긴 사기 e메일 한 통: 자칭 베테랑 변호사 겸 세무사라고 밝힘. 미국에서 초 부유층 고객들을 상대한다고 함. 얼마 전 고객 한 명이 세상을 떠났는데, 물려줄 가족도 유언장도 없이 막대한 유산을 남겼다 함. 그런데 이런 우연이 있나! 마침 고인의 성씨가 내 성과 같다고 함 (이거 참 운명의 데스티니군요... -_-) 상속 받을 수 있게 모든 서류를 완벽하게 마련해 줄 테니 내 이름을 쓰는 것만 허락해 주면 된다고 함. 대신, 상속 받은 돈의 30%을 대가로 달라고. 에혀 인간아...이런 짓 해서 얼마 버니..회사 동료들이랑 돌려보며 웃다가, 한국 다녀오는 비행기 안에서 보다 만 '시민 덕희' 생각이 퍼뜩 났다. 보이스 피싱 일당을 중국까지 가서 드디어 잡느냐 마느냐 하는 결정적인 순간에 착.. 2025. 1. 17. 여름을 기다리며 어느덧 새해가 왔고 1월도 중반을 향해 가는 시점. 그동안 사메의 스물다섯 번 방사선 치료도 끝이 났다. 이제는 피폭으로 너덜해진 피부를 진정시키며 수술을 기다리는 시간. 나였다면 숙연(...)하게 숨 죽이며 보낼 듯한 이 기간을 그는 새로운 관심거리에 빠져 지내고 있다. 그것은 집 짓기로, 고국 해변마을 (north coast 부근)의 집을 사들여 헐고 새로 짓기 시작했다. 직접 가지는 못하니 시누를 파견 보내 점검하고 원격 인테리어 회의를 하는 등 나름 바쁘다. 기분 가라앉아 근심만 하는 환자보다야 백 번 낫다만, 나로선 '굳이 지금?' 싶기도 한 것. "마음의 여유가 없지 않아?" 라고 묻는 나에게 돌아온 답은, '지금이 아니어야 할 이유가 딱히 없어서' 라고. 그 해변에 소박한 별장 한 채 갖고.. 2025. 1. 11. 나름 괜찮지 아니한가 12월 31일 밤의 불꽃놀이를 증맬루 싫어한다. 펑펑거리는 소음도 싫거니와, 놀라 월월거리는 동네 개들도 딱하다. 뭣보다도 그 소리는 월요일 증후군을 있는대로 자극한다. 아니, 월요일 정도면 양반이게! 그보다 두 세 배는 심한 '새해 증후군' 을 도지게 한다. 일 년 중 가장 고대하던 크리스마스 휴가가 끝나버렸음을 알리는 소리요, 기상 알람 울리기 1분 전 같은 순간이기도 하다.그런데 그 불꽃놀이 이제 안 한단다. 적어도 우리 읍내에서는 (듣던 중 반가운 소식). 공식적인 불꽃놀이가 없어진 게 영 아쉬운 모양인지 개인이 벌이는 펑~ 펑 소리가 간간이 들려오긴 한다만 이 정도야 뭐 애교로 봐주고 말고. 그다지 새해 같지 않게 시작하는 새해- 그것도 나름 괜찮지 아니한가. 조용하고 시시하게 시작해, 예상 .. 2025. 1. 1. 소원을 말해봐 우환 있는 와중에도 출근 안 하는 건 씐나고 (휴가 중) 맛있는 거 먹으면 즐겁고 그렇다. 다만, 해감 덜 된 바지락 칼국수 먹는 기분 같달까. 국물 감칠맛 죽인다, 캬...하다가도 마지막에 버적거리며 씹히는 모래- 그 비슷한 찜찜함이 늘 감정 밑바닥에 깔려 있다. 오늘은 스테이크를 구워 먹었다.미리 크리스마스 기분으로다 리스 샐러드도.이건 인스타에서 보고 따라한건데 크림치즈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초록은 파슬리, 빨간 건 석류알). 아이고, 똥손은 크리스마스 기분 내기도 힘들구먼.조촐한 미리 크리스마스.날이 추워 토마토 수프도 한솥 끓였다.크리스마스 시즌에 집에 있는거 한 20년만인 것 같다.매년 이맘때면 여행을 떠나곤 하다가 금년엔 집에서 보내려니 좀 낯설다.11월 말부터 열린 읍내 크리스마스 마켓.. 2024. 12. 19. 다시 가고 싶은 카페 서울에서 묵었던 호텔 근처의 작은 카페. 즉흥적으로 들어가 카페라떼를 주문했는데 깜짝 놀랄 만큼 맛있었다. 오...한국커피는 이 정도란 말인가! 싶어 다른 몇 군데도 들러봤으나 여기만큼 입에 맞는 곳은 없었다. 단맛 하나 없이도 아쉽지 않은 고소하고 맛있는 커피였는데...매일 아침 그 카페라떼를 마실 수 있다면. 2024. 12. 19. 지난주의 서울 시기로 보나 호텔 위치로 보나 이보다 완벽(...)할 순 없었다. 마침 이 때에 이 곳이라니. 우연치고는 참으로 절묘한.일주일 내내 듣다 보니 집회에서 하는 떼창 레퍼토리까지 다 꿰게 되었다. 탄핵이 가결된 다음날이자 서울 방문의 마지막 밤인 오늘, 집회 없는 적막한 대로가 낯설게 느껴진다. 어우 야 이모 머리 왜 저렇게 그려놨냐 (동생의 설명: 여자 머리를 어떻게 그려야 될 지 몰라 다 저렇게 그린다고 함. )그래도 이모의 노력을 알아봐준 감동적인 일기.엄마 폰에서 발견한 누군가의 톡. 고작 일주일이지만 환자를 혼자 두고 와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는데 잘 있구먼. '귀하의 배려' 아 놔.. 대통령 탄핵 표결날 여의도에서 가족모임 해보신 분? 바로 우리가족... 아이고. 😂 2024. 12. 15. 이전 1 2 3 4 ··· 1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