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 보니까 연어는 월요일 도시락거리로 자주 낙점된다. 특히 조리자의 입장에서 볼때 효자 식재료랄까. 만사가 귀찮은 일요일 오후에 다음날 먹을 도시락을 싸려면 뭔가 무난하고도 후딱 완성되는 걸 갈망하게 된다. 연어는 그 조건을 너끈히 충족시킨다.
소금 후추로 밑간을 해두고
팬에 버터를 넉넉하게 녹인다.
녹은 버터에 다진 마늘 약간, 레몬즙 (레몬 반 개), 꿀을 네 숟갈 정도 넣고 잘 섞어준다.
이 소스를 연어에 고루 끼얹고 레몬 몇 조각도 주위에 곁들인다. 200°C 오븐에서 브로일러로 8-10분 정도 굽는다.
중간에 한 번 꺼내어 좀 걸쭉해진 소스를 다시 잘 끼얹어준 후 5분 정도 더 구워준다.
어제 많이 해서 남은 쌀밥, 샐러드와 함께 싸면 도시락 준비 끝.
일요일은 일요일 자체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월요일 생각을 미리 하지 않게 해주는 비법 같은건 없나. 선선한 공기가 기분 좋은 이 고마운 하루를 나는 왜 즐기지 못하고 다음날 생각만 마냥 하고 있을까. 일요일에겐 항상 미안하다.
'홈스토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Beef ragout 냄새로 여는 아침 (0) | 2021.11.03 |
---|---|
수프가 있는 금요일 (4) | 2021.11.03 |
시금치 파스타와 치킨커틀릿 (2) | 2021.11.03 |
이열치열- 샥슈카와 코샤리 (0) | 2021.11.03 |
감자와 그릴과 삼천포로 빠지는 상념 (2) | 2021.11.0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