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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토랑

허브버터 스테이크

by SingerJ 2021. 11. 3.

내일 새벽부터는 서머타임이 해제된다. 더는 도저히 summer라 부를 수 없을 정도로 해가 짧아져버려서 오후 네 시 반이면 어둠이 찾아든다. 우리집 주말의 요상한 끼니때- 브런치인지 점심인지 저녁인지 모를 ^^ 엿장수 맘대로 식사타임은 여전하다. 오늘 메뉴는 허브버터 스테이크.

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오늘의 재료 두 가지- 허브와 버터. 허브는 파슬리, 오레가노, 로즈마리, 타임을 준비했고

버터는 부드러워지도록 실온에 미리 꺼내둔다. 오늘은 특별히 좋은 버터도 꺼내 썼다. 비싼 버터와 일반 요리용 버터의 차이는, 신선한 크림 100%로만 만들고 얼리지 않는 (비싼 버터) vs. 크림+치즈 부산물로 만들고 운반시 얼린다는 데 있다고 한다. 맛의 차이는 요리에 넣을땐 사실 크게 못 느끼겠는데 빵에 바로 발라 먹을때 보면 비싼 쪽이 더 creamy 하고 신선한 맛이 난다.

스위스 상점에서는 스위스 버터만 판다. 신선함이 생명인 품목인 만큼 먼 나라의 버터는 굳이 수입해 팔지 않는다 쳐도, 옆나라인 독일이나 프랑스 버터는 얼마든지 팔 수도 있을텐데 그러지 않는다. 알고보니 버터수입에 제한을 둔다고 한다. 유제품은 이 나라 사람들의 자부심 중 하나라 할 만큼 풍미가 좋은건 알겠으나 굳이 수입제한까지 할 정도로 보호하고 있는 줄 몰랐다.

다진마늘과 다진허브를 듬뿍 넣어 잘 섞는다. 나중에 쓰고 남은 허브버터는 뒀다가 빵이나 생선 구워먹을때 써도 좋다.

소금+후추로 밑간해뒀던 스테이크에 허브버터를 앞뒤로 충분히 발라둔다.

매쉬드 포테이토를 만들 감자를 삶고 (개인적으로는 너무 부드러운 것보다 껍질도 섞이고 투박한 매쉬드 포테이토를 좋아한다.) 감자가 삶길 동안 후딱 나가서 뛰고 왔다. 종종 만나는 그레이하운드 녀석을 또 만났는데, 아니 요놈 볼수록 웃긴 것. ㅋㅋ

인터넷에 똑같은 사진이 있다. 딱 요렇게 생긴 애임. 유모차 탄 아기, 엄마, 이 녀석 셋이서 산책 나오곤 하는데, 뛰고 있는 날 빤히 보더니 쏜살같이 뛰어갔다 돌아오기를 하는게 아니겠나? 지난번엔 우연이려니 했는데 오늘 보니 아무래도 나더러 보라는 것 같다. "이봐 엄청 느린 닝겐 달리기는 이렇게 하는거야! 봐봐!" 뭐 그런 식. 롱다리에 늘씬한게 딱 봐도 '나 달리기 끝장 잘함' 으로 생겼다. 얘, 넌 사냥개잖아...ㅋㅋ 나랑 비교하면 어떡하냐;;

다 삶아졌으면 우유와 버터를 섞어가며 으깨고

소금+후추로 간한다.

방 조명이 안 좋아서 내 것만 먼저 부엌에서 사진 찍고 그 후에 같이 방에서 먹곤 하는데 오늘은 고기 식는다고 얼른 먹자고 난리. -_-;; 후다닥 찍느라 늘 급하다. 요리 블로거들은 어떻게 하는거지.. 느긋하게 찍고나서 식은 음식 다시 데워 먹는걸까? 

운동 했으니까 이 정도는 먹어도 된다. 그쥬?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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