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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토랑

폭설과 pizza와 잡담

by SingerJ 2021. 11. 3.

12월 한 달을 이도 저도 아니게 보냈다. 휴가였으나 사스페에서 보낸 며칠을 빼고는 계속 재택근무를 했다. 그러고는 휴가 마지막 날 후회했다. 이게 뭐냐..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버릇만 들어가지고 새해 첫 출근날 힘만 들게 생겼다고. 그런데 말입니다, 출근 첫날부터 일폭탄이 터진게 아니겠나? 그러니 또 손바닥 뒤집듯 맘이 바뀌더라. 역시 재택근무 해두길 잘 했어! 한 달치 일거리가 밀려 있었어봐.. 밀린 일에 새로 생긴 일감까지 더해져 나의 1월은 초토화 되었을테니 말이다. 놀아야 할 때 제대로 못 노는 사람은 역시 이유가 있다. 당최 소신에 줏대가 없는 것. ㅋㅋ

그러고 나서 갑자기 이명이 시작되었다. 윙- 소리가 24시간 들리고 귀가 먹먹하고.. 의사 말로는 별 이상은 없다는데 차도가 전혀 없었다. 그래서 (이러면 안 되는 거지만) 내 맘대로 메니에르 병에 쓰는 약을 사다 먹어봤더니 효과가 좋았다. (이럴 때 약사면허에 감사한다..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이 많아 편리할 때가 많다). 지금은 약 없이도 괜찮지만 지난 며칠간은 진짜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잠도 못 자고 우울하고 약효 떨어질 때 쯤이면 조마조마하고. 병이란 진짜 뭘까. 세상에 질병이 존재하니 약사 같은 직업도 쓸모가 있는 것이겠지만서도 가급적 좀 없어져 줬으면 하고 새삼 바라게 되었다.

코로나에 걸렸다가 돌아온 회사동료 카린이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전날밤 멀쩡하게 잠들었다가 아침에 아파서 못 일어나겠더란다. 근육통 관절통, 그리고 뭣보다도 커피향이 전혀 안 느껴지더란다 (그녀는 에스프레소 러버). 하여간 희한한 바이러스다.

요즘은 왜 음식사진 안 찍냐고 사메가 물어본다. 왜냐면 요즘 만날 먹는 것만 해먹잖아.. 좀 새로운 게 있어야 사진도 찍고 하지. 새로운 곳에 가서 새로운 맛있는 걸 많이 먹어보고 그래야 영감도 받는데 작년엔 그걸 통 못했잖수.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그냥 핏자나 해 먹었다.

하지만 다시 그런 날이 오리라 믿는다. 처음 먹어보는 어떤 것을 전혀 새로운 풍경 속에서 즐길 수 있는 그런 날이 꼭 어서 돌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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