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왠쥐 이상한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그런 위치에 바하마는 자리잡고 있다. 전설의 왕국 아틀란티스가 가라앉았을거라 추정되는 지점인 동시에, 수많은 항공기/선박/사람들이 사라져 간 '버뮤다 삼각지대' 에 있으니 말이다. 철썩이는 파도도 괜히 수상해 보이고, 해변에 혼자 있으면 아틀란티스가 수면 위로 쑥 솟아오를 것 같은 상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야말로 휴양지. 바다와 물놀이와 낮잠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은 곳이었다.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 이 섬에 한군데 있긴 하다. Dean's blue hole이라 이름 붙은 일종의 바닷속 싱크홀인데,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이 아득하다고 한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물색의 선명한 차이가 이미 말해주듯 급변하는 수심이 확 느껴진다.
여기서 매년 세계적인 다이빙 대회가 열린단다. 1000명이 넘는 다이버들이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고 들었는데 현지 안내인 말로는 사실이 아니라고. 술 취해 뛰어들었다가 자초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사실이 아니라는 말을 듣자마자 걸어 들어가는 사메. ㅋㅋ 한바퀴 도는 동안 엄청 큰 문어를 몇 마리나 봤다고.
바닷물인지 수영장인지 가끔 헛갈리는 색이다.
바하마의 주 수입원이 관광과 고기잡이라더니 과연 사실인가 보다. 사메같은 평범한 사람도 10분에 한마리씩 낚아 올리는 걸 보면.
한 다섯 마리 까지는 사진을 찍어주다가 그 다음부턴 감흥이 없어져서 잡든지 말든지. ㅎㅎ
총 열댓 마리 잡았나. 그 날 저녁과 다음날 점심까지도 이 날 잡은 고기로 먹었다.
고기가 너무 쉽게 잡히니 미끼로 쓴 저 오징어가 워낙 맛있는건가 싶어서 먹어보고 싶었다. ㅎㅎ
다 낚은 고기를 상어가 두 번이나 채가는 걸 목격하기도 했다. 두 마리가 배 주변을 맴돌면서 호시탐탐 (자세히 보면 9시와 12시 방향에 상어 한 마리씩).
마지막 남은 오징어 한조각까지 쓰고 말겠다는 의지.
돌아오는 날 잠깐 들른 낫소 (Nassau; 바하마의 수도) 시내.
카리브 크루즈의 정박지로 유명하다고 한다.
비행기 출발전까지 남은 시간을 때우려고 해적박물관에 들렀다.
표를 사면 반짝거리는 손목띠를 둘러준다. 이게 뭐라고 사메는 집에 와서까지도 계속 차고 있었다는.
바하마에서 마지막으로 먹는 끼니.
바다는 와도 와도 좋다고 남편은 말하지만 나는 바다가 아닌 다음 휴가지를 벌써부터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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