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플란드 최고 인기 프로그램인 허스키 썰매. 이 혹한에 썰매까지 끌며 달리게 하다니! 이건 동물학대야!! 라고 가슴 아픈 사람이 있다면 (내가 그랬음) 다행히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다. 얘네들에게 썰매끌기란 재미난 놀이이자 질주본능을 충족시켜주는 활동이라고 한다.
추위 또한 문제가 아니다. 영하 10도 이상에서는 오히려 너무 더워한다고. 기온이 충분히 낮아야 신나게 달리고 눈밭에서 구르며 열을 식힌단다.
달리고 싶어서 아주 몸살을 한다.
출발신호를 내리기가 무섭게 내달리는 허스키들.
개들이 힘이 세면 얼마나 세다고...게다가 눈길을 빨리 달려봐야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겠어?- 라는 예상을 깨고 상당히 빨랐다. 좀 긴장한 승객들.
내가 생각하는 '개' 의 기준은 나도 모르게 우리 복동군이었던 걸까. 고작 내 팔뚝 반만한 요크셔테리어와 동급취급 했다니 허스키들아 미안. >_<ㅎㅎ
달리다 목이 마르면 잽싸게 눈을 먹어가며 달린다. 그래서 나는 또 착각을.. 아아 그래 너희들 힘들구나! 하긴 벌써 20분도 넘게 전력질주 했는걸!
마침 가이드분이 조별로 사진을 찍어준다고 썰매를 멈추게 했다. 그래, 얘들아 이참에 목도 축이고 쉬었다 가자꾸나.
그런데 개들은 이 휴식이 전혀 반갑지 않은가보다. 돌아보며 짖고 재촉하고 난리법석. 자기들끼리 수군거리는 것도 같다.
한시간을 꼬박 달리고 나서야 허스키들은 만족한 것 같았다. 종착점이 보이자 오늘의 질주는 끝났음을 알아차렸는지 급 차분해졌다.
잠시 이렇게 칭찬도 받고 열을 식힌 후 목줄을 풀고 놀이터로 돌아간다.
뜨거운 베리주스를 나눠주면서 가이드분이 흥미로운 얘기를 했다. 썰매 끄는 허스키들 중에 시베리안 허스키는 소수에 불과한데 (거의가 알라스칸 허스키), 그 이유는 뺀질거리는 ㅋㅋ 기질 때문이란다.
카리스마 있는 외모 덕에 인기는 시베리안 허스키 쪽이 더 많지만 썰매 끄는 능력에 있어서는 알라스칸 허스키가 월등하다고 한다. 타고난 성실함에다 스스로 즐거워하기 때문에 굉장히 열심히 끈다고.
잠시 강아지들과 노는 시간. 집에 손님 오면 흥분하는 꼬마들처럼 사람들을 보자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강아지들에게 이 시간은 사람과의 친밀감을 높이는 중요한 훈련의 일부이기도 하단다.
다짜고짜 신발부터 물어뜯는 대담함. ㅋㅋ
즐거우니 다행이다, 아그들아. 라플란드에서 행복하렴.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Finland #5] Paradise doesn't have to be tropical (0) | 2021.11.08 |
---|---|
[Finland #4] 산타 할아버지는 알고 계실까 (2) | 2021.11.08 |
[Finland #2] Welcome to the far North (6) | 2021.11.08 |
[Finland #1] 흔한 춘삼월의 풍경 (2) | 2021.11.08 |
[Bahamas #3] 안녕, 캐리비언의 해적 (0) | 2021.11.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