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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Finland #4] 산타 할아버지는 알고 계실까

by SingerJ 2021. 11. 8.

라플란드에는 사람보다 순록이 더 많다고 한다.

도착한 날, 공항에서 호텔로 가는 길에 갑자기 버스가 급 감속을 하는거였다. 사고라도 났나 싶어 보니 헤드라이트에 비친 뿔 달린 짐승 셋. 조명을 받으며 유유히 버스앞을 가로지르는 폼이 마치 레드카펫 위의 배우들 같던 루돌프들은 건너편 숲속으로 총총 사라져갔다. 사진을 못 찍었네 아쉬워하는 나에게 앞자리 아주머니가 말했다. "실컷 보게 될 걸. 여기 순록 엄~청 많아."

순록농장 구경가는 날. 아이스모빌을 타고 간다.

초보운전자를 못 믿어서 ㅋ 약간 무서웠지만 눈길에서 달리기엔 이게 참 편리하긴 하더라.

이제 봄이 왔으니 이 눈도 언젠간 다 녹겠지요. 여기도 여름에는 25도 30도 까지도 올라가는 적이 있다는데 지금으로선 도저히 상상이 안 되는 일.

라프족 전통의상을 입은 직원분들이 맞아준다.

농장에서 돌보고는 있지만 반 야생이나 마찬가지라고 함 (대부분의 시간을 방목한다고. 그래서 밤에 지들끼리 막 길 건너는 애들도 있는겐가). 무심하게 생겼지만 사람 얼굴도 알아보고 아는 사람은 매우 잘 따른다고 한다.

산타클로스 기분을 느껴봅시다.

매년 뿔갈이를 한다고 한다. 앞니 빠진 꼬맹이 보는 기분. ㅎㅎ

허스키 썰매에 비하면 루돌프들은 너어무 느긋하셔서...차라리 내가 벌떡 일어나 끌어드리는 편이 빠를 것 같았다.

만져보고 싶은 꼬랑지

느릿느릿 걸어가니 주변풍경을 둘러볼 수 있는 장점이 있긴 하다.

뜨거운 차 한잔으로 몸을 녹이는 동안 순록과 뿔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

커다란 뿔은 15kg 까지도 나간다고 함.

순록 없는 라플란드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털가죽, 고기, 운송수단까지 아낌없이 제공하면서 이 땅을 먹여살린 일등공신. 썰매만 끌 게 아니라 제일 큰 선물을 받아도 될 착한 아이들인 것 같은데. 산타할아버지도 알고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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