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나는 이 뜻깊은 여행을 늦잠 자서 비행기를 놓치는 것으로 시작하였다. -_-; 알람을 맞춰놓긴 했는데 소리가 안 난건지 못 들은건지, 하여간 눈을 떠보니 이미 늦어버린 시간. 공항 가는 차에 일단 몸을 싣고 황급히 표를 검색했는데 다행히 적당한 시간대의 표를 구할 수 있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친구들을 만나 할슈타트-> 슬로베니아 블레드 (보힌 포함)-> 류블랴나 (피란 포함)를 보는 코스.
예상보다 더한 무더위 때문이었는지, 늦잠 자다 비행기 놓친 충격때문이었는지; 비엔나는 어쩐지 순식간에 지나가버리고...
호숫가 할슈타트 마을에 들어오자 비로소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느낌이었다.
언뜻 보면 스위스 서쪽 호수지대 분위기와 비슷한 것도 같다.
찍을때는 몰랐는데 이 사진을 보니 벌써 약간의 조짐이 있었던 듯...물빛이 시커무리 한 것이...몇 분 후 일어날 짧은 폭풍의 전조였던 것인가.
갑자기 돌풍과 함께 소나기가 쏟아지고 물안개를 동반한 호수는 검게 꿀렁거리고...시커먼 물이 금방이라도 덮쳐올 것 같은. 길에 세워져 있던 식당간판이 바람에 날려 친구 뒤를 우다다 좇아오는 소리가...덜덜;;; 잠시였지만 재난영화를 방불케 하는 분위기였지 뭔가. 마침 교회에서 몸을 피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이 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대부분은 중국인들 같았다. 한국인도 못지 않게 많아서 ㅎㅎ 여기저기에 한글이. 예쁘긴 하지만 유럽기준 지극히 평범해보이는 이 작은 마을이 어떤 계기로 중국인들에게 그토록 핫스팟이 되었는가는 알 길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호수마을 구석구석 골목골목은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아, 비엔나에서 찍은 사진도 있긴 있구나. ㅎㅎ
벨베데레 궁전안에 전시되어 있는 클림트의 작품 The Kiss.
숙소 식탁유리에 비치던 하늘 한조각.
아침 산책길의 고양이.
저 아저씨 그렇게 안 생겨가지고 완전 매너 없었음. 쉬고 있는 백조들한테 괜히 시비를 걸어서 가여운 새들은 화내고 두려워하고.
그러나 이내 평정을 찾은 백조왕자.
가로등이 하나 둘 켜지는 저녁의 골목골목은 차분하고 평화로웠다.
북적이던 광장도 어느덧 한산해지고
젖은 거리를 지나 우리도 하루를 마감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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