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비가 내리는가 싶더니 바람도 꽤 세게 불었나보다. 1층 현관문을 나서는데 떨어진 나뭇잎이 수북이..
여기 저기 바람에 쓰러진 자전거들을 본 사메는 자기 자전거도 길바닥에 저렇게 뒹굴고 있음 어쩌냐고 아침부터 자전거 찾으러 나선다. 어제 저녁 친구 만나러 갔다가 자전거 자물쇠가 고장나는 바람에 타고 오질 못하고 독일 국경 부근 어딘가에 세워두고 왔단다.
자기 계절을 잊은 채 꿋꿋이 피어있던 장미였는데.. 이제는 고단해 보인다.
그런가 하면 이제 막 제철을 맞은 애들도 있고.
고장난 자물쇠를 끊어내고 무사히 모셔온 모양. 이렇게 몸에 딱 맞는 자전거가 없다고 도둑이라도 맞을까 얼마나 걱정하던지. 잎이 제일 많이 남아있던 나무였는데 하룻밤 사이에 반 벌거숭이가 되었네.
사메의 희망메뉴가 익어간다. 치즈 폭탄 맞은 baked 새우 파스타. 뭐 해먹을지 생각하기 싫을때 사메더러 먹고 싶은거 하나 말해보라고 하면 늘 있다. 희망메뉴로 도전 100곡 같은거 나가면 일등할 듯. -.-
날이 쌀쌀하니 자꾸 이런 진득한 것만 먹게 되고 살은 배로 가고.
부엌 베란다에서 피난중인 새. 새인 줄 몰랐다가 갑자기 눈이 꿈벅거려서 얼마나 소스라치게 놀랐는지.
가엾게도 다 젖어버린 깃털에.. 잔뜩 웅크리고선. 비바람에서 비교적 안전하고 아늑한 이 곳에 몸을 피하러 온 듯.
삶은계란 노른자 같은거라도 줘야 될까...? 얼른 기력을 회복해 보송보송해진 깃털로 다시 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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