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보기1047

[Greece Crete #2] 일단은 이국적인 가는 여행지마다 두 단어로 요약하기를 해본다. 프라하: 까를교, 야경 / 두브로브닉: 투명초록, 부서지는 햇빛- 하는 식으로. 크레타는 일단... 이국적이다. 이제 나에게 유럽은 어디나 유럽일 뿐이라고 멋대로 생각하던 내게 이 섬은 첫인상으로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봐! 이만 하면 아직 겁나 이국적이 아닌가 말이야." 유적의 섬 크레타. 허나, 나의 방문동기는 다소 불순한 것이었다. 산토리니에 빈 숙소가 없었기 때문이쥐. 씨익.. -.-^ 크레타 포세이돈 호텔의 점수는 가격대비 ★☆☆☆☆. (친절함과 푸짐한 아침식사를 봐서 그나마 조금 용서해 준거다. -.-) Check-In 후 바로 항구로 나갔다. 바삐 들고 나는 배들로 항구는 북적대고 있었다. 아, 그렇지... 땅이, 하늘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었.. 2021. 11. 1.
[Greece Crete #1] Welcome to Crete 공항에서 호텔까지 택시를 탔다. 기사 아저씨... 어찌 사람에게 그리 많은 털이. -o- 털에 한 번 쫄고, 전영록 색안경에 또 쫄고. 숨 죽이고 있는데 별안간 뒤를 홱 돌아본다. 헉. -o- ...왜 배낭을 계속 메고 있냔다. 이런, 겁 먹은 티를 너무 냈나. 자자, 릴랙스. -.-;;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면 안 되는데, 알면서도 가끔 범하는 우(愚) 가 그거다. Mr.부슝부슝의 인상이 불러 일으키는 상상- 공항에서 불과 10분 거리 호텔에 가는 나를 온 크레타를 빙빙 돌아 바가지 요금을 이빠시 먹인 후 인신매매단에 넘기고 뺑소니 친다, 뭐 그런. -_-;; 운전석에 붙어있는 아이들 사진이 문득 눈에 들어왔다. 애교만점 미소의 계집아이와 사내아이.. 아아, 저런 천사같은 애들의 아빠시군요. 순간 밀려오.. 2021. 11. 1.
Croatia: 좀 긴 후일담-5 과연 두브로브닉 구시가지는 세계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있어 보였다. 미끄러질 정도로 반들거리는 대리석 바닥, 골목골목마다 맛나는 먹거리들, 제라늄 화분과 펄럭이는 빨래...그리고...무엇보다도...바다, 바다.. 모르긴 몰라도, 바다마다 나름대로의 분위기가 있을 터이다. 드러누워 햇빛 쬐고 싶은 곳, 푸른 물 만큼이나 백사장이 아름다운 곳, 황금빛 노을 속에서 연인과 걷고 싶은 곳, 그리고 두브로브닉의 바다는 부서지는 햇살 아래에서 가장 눈부신 곳인 듯 했다. 비키니를 입고 뛰놀면 어쩐지 경망스러워 보일 것 같은...그런 바다. 자갈밭에 밀려와 부서지는 투명한 에메랄드빛 물은 내가 왜 그리 고생을 사서 하면서 찾아 갔는지를 알게 하는 이유인 듯 했다. 이상적인 바다의 모습을 머릿속에 채 다 그리기도 전.. 2021. 11. 1.
Croatia: 좀 긴 후일담-4 민박집 시설은 예상했듯 그리 모던하진 않았다. 좀 허름하고 소박한 크로아티아의 보통 가정집인 듯. 나이 드신 아주머니 자매 두 분이 운영하는 집이었는데, 동생은 장사와 손님 데려오기, 언니는 집안 일을 도맡아 하면서 두 사람이 조용하게 생활하는 듯 했다. 하룻밤 밖에 자지 않은 데다, 그나마 밤 11시가 가까워 들어갔기 때문에 잠 자고 샤워하고 잠깐 얘기 좀 한 것이 전부였지만 있는 동안 조용하고 맘 편하게 지낼 수 있어 좋았다. 돌아가는 차 안에서 출출할 때 먹으라고 삶은 달걀 한 개, 통조림 한 개, 그리고 바게트빵 반 쪽을 비닐 봉지에 싸주시는 바람에 우리네 시골 인심을 보는 것 같아 잠시 가슴 뭉클하기도 했다. 역시 관광도시라 그런지, 자그레브와는 달리 생동감 넘치고 외국인도 많았다. 관광의 중심.. 2021. 11. 1.
Croatia: 좀 긴 후일담-3 두브로브닉으로 가는 길은 정말 멀었다. 지리적으로 끝과 끝이라는 이유 말고도, 버스길이 워낙 그랬다. 꼬불꼬불한 해안길을 헤드라이트만 의지하고 달리다 보니 빨리 달린다는 건 상상할 수 없을 듯 했다. 간신히 시속 50km 정도? 불가리아 학생 수학여행단이 두브로브닉으로 가다 버스가 바다에 추락해 몰사했다는 기사 생각이 퍼뜩 났다. 직접 달려 보니 그런 일이 충분히 일어나고도 남을 듯. 잠 자다, 어둠 속을 내다 보다...그렇게 맞이한 새벽. 서늘한 공기에 눈을 떴더니 거짓말처럼 바다가 눈 앞에 펼쳐져 있었다. 한참을 더 달려 '이제 그만 도착하고 싶다' 할 때 쯤 버스는 멈췄고, 사람들이 우루루 다 내렸다. 안내방송은 나오지 않았다. "여기가 두브로브닉 인가요?" 붙잡고 물어본 아주머니가 웃으며 고개를 .. 2021. 11. 1.
Croatia: 좀 긴 후일담-2 자그레브에선 정말 볼 게 없었다. 엉엉. T^T 사실 뭐 나도 두브로브닉이 목적이었으므로, 할 수만 있다면 빨리 가고만 싶었다. 자그레브의 거의 유일한 볼거리인 대성당은 공사중이요, 활기차다던 청과시장은 파장이요; 어디에나 있는 광장의 기마동상, 남자들 휘파람에 귀는 따갑고... -_-;; 인상 영 아니올시다 였다. '조용하고 깔끔한, 프라하와 부다페스트에 견줄 만한 도시' 라더니, 내 보기엔 전혀 조용 & 깔끔하지도 않았으며, 더군다나 프라하나 부다페스트와의 비교는 상당히 송구해 보였다. 츱츱. 낙후된 동구권의 냄새- 그게 내가 받은 자그레브의 첫인상이었다. 드디어 밤 9시- 두브로브닉행 버스에 올랐을 땐 정말 기뻤다. 자리가 빠짐 없이 차고 버스는 출발했다. 12시간의 긴 여정... 중간중간 휴게소에.. 2021. 1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