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085 뽀사버리겠어 연구실에 도둑이 들어서 다섯 대의 노트북이 사라졌는데 내 것도 그 중 하나라는 사실. -_ㅠ 컴퓨터 값이야 보험회사로부터 보상 받겠지만 그 많은 실험 data 들은 어쩔겨. 머리 쥐어짜가며 쓴 paper들은 또 어쩔겨! 1년 땀의 결정체를 네 놈은 서슴 없이 포맷해버리겠지!! 뽀사버리겠어!! 2021. 11. 10. 의외의 곳에 나도 비슷하다면 비슷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다. 유독 갈증이 심했던 날, 뭘 마셔도 안 풀리던 목마름이 우유 한 잔으로 뜻밖에 해결됐던 적이. 미지근한 우유를 갈증해소용으로 상상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던지라 그 경험이 꽤 충격적이고도 신선하게 남아 있다. 통 열쇠처럼 보이지 않는 열쇠를 감히 무시해서는 안 되는 이유 같은 거랄까.. 그 이후로는 한 번쯤 의심해본다. 내가 가장 기대하지 않았던 의외의 곳에, 묘수 중의 묘수가 숨겨져 있을 지 모른다고. 2021. 11. 10. 몰랐던 것들 쇼핑을 안 좋아한다는 착각 속에 살고 있었다. 단지 쇼핑하느라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지 않을 뿐;; 아무 거나 잘 먹는다? 음...아니...입맛에 맞는 것만 먹고 살았던 것 뿐이었다. 게다가 가리는 음식이 나날이 많아지는 것 같다. 생각했던 것보다 일을 좋아하는 것 같다. 흐르는 물처럼 논리정연한 페이퍼를 쓰고 싶다. 반짝이도록 창의적인 페이퍼를 쓰고 싶다. 많이 쓰고 싶다. 2021. 11. 10. 봄이 왔다 갑자기 너풀너풀한 블라우스가 왜 그리 예뻐 보이는지 공주 러플 블라우스를 하나 사놓고 입을 기회가 없어 안타까워하고 있다. 레이스 가디건도 살까 하다가 그건 너무한 것 같아서 참았다. 2021. 11. 10. 아침 먹고 다녀라, 너도 이제 나이가 있는데 오늘 통화중에 엄니께서 하신 말씀이었음. 자자, 그래 부정하지 않아! 나도 이제 나이가 좀 '있지'! 그래서 잘 먹고 다니고 싶은데 당최 못하고 있어서 찔리는 요즘이다. 아침식사로 grilled bread 두 조각에 cottage 치즈 얹은 거면 충분한데 그것마저도 안 먹고 뛰쳐나가는 내 모습이란.. 크흑. 며칠 전 계획 세운 것들: 1. 아침밥 먹기 2. 무슨 일이 있어도 밤 11시에는 자기 3. 10분 체조 하기 4. 주말 중 하루는 집에 있기 물론 그 중 한 가지도 지키지 못하고 있지만. -_-; 항상 느끼는 건데, 다 잘 먹고 즐겁게 살자고 하는 짓인데 그 잘 먹고 즐겁게 살기 실천이 너무나 안 된단 말이지. 2021. 11. 10. 알고 있었음에도 세상이 내 스케줄을 봐가며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쯤은 진작에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 사실을 확인할 때마다 좀 기분이 묘하달까. 너무 바빠 우울할 지경인 이 와중에도 바젤에는 축제가 시작되었다 (매년 있는 봄맞이 축제). 피리를 불고 종이 꽃가루를 흩뿌리며 행진하는 거리 한가운데에서 나는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그때 그 기분을 상기해냈다. 전기대 낙방 후 버스 차창 밖으로 보이던 풍경.. 그때 세상은 참 얼마나 낯설도록 멀쩡했던가. 그때의 기분에 젖어있는 동안, 탈을 쓴 무리는 리허설을 끝내고 왁자지껄 멀어져 갔다. 시간은 흘렀고, 나는 자랐어도, 지구는 언제나 변함 없이 덤덤하게 돌아가는가 보다. 알고 있었음에도 번번이 새삼스러운 모습. 2021. 11. 10. 이전 1 ··· 112 113 114 115 116 117 118 ··· 18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