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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30

Prague-2 민박집의 아침식사는 맛있고도 푸짐했다. '한국인은 그저 밥심으로 산다' 열변을 토하시던 주인 아저씨. 그 날 민박집엔 나 말고도 두 가족이 함께 묵고 있었다. 우리언니 또래의 그녀들- 처음 보기엔 그저 의젓한 엄마들이었는데 얼마 차이 안 나는 내 학번을 알자마자 단박에 수다스런 언니들로 변모, 나의 '아가씨 시절' 을 침이 마르도록 부러워하는 거였다. '남자친구는 있니, 혼자 여행하면 심심하지 않니' 라는 식상한 질문 대신 싱글의 좋은 점을 긍정적으로 보아주어서 고마웠다. 하지만, "전 언니들이 부러운 걸요." 라고 맞예의치레로 말해주기엔 아들내미들이 너무 부산스럽고 ^-^;; 애들 돌보는 모습이 너무 고생스러워서 그 말은 끝끝내 진심으로 나와주질 않았다. 이그, 요놈의 요령 없는 입. 아직은 쌀쌀한 프.. 2021. 11. 1.
Prague-1 독일에 온 지 3년이 될 때 까지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었다. 이제 내게 유럽은 더이상 낯설지 않다는 신선감의 부재가 그 이유가 아니었을지. 그러나 그 부활절 연휴의 프라하행은, 새삼스레 상기시켜 주고 있었다. 떠난다는 건 언제라도 다시금 설레는 일이라고. 라이프치히에서 프라하까지는 기차로 불과 두 시간 남짓이다. 거 참...좋구나 좋아. 오고 가는 시간 길지 않아 좋고, 오로지 유스호스텔 뿐이던 10년 전과는 달리 양질의 민박들이 객들을 환영하니 말이다. 10년이면 역시 강산이 변하는구나. 그렇게 어쩐지 감개무량한 기분으로 프라하에 도착한 저녁, 픽업을 약속했던 민박집 아저씨는 혼자 찾아 오라는 엉뚱한 말을 하시고 -_- 나는 그 배신(?)에 분개하는 와중에서도 트램 창밖으로 보이는.. 2021. 1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