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732 별 일 없는 토요일 날씨가 제법 푹 했다. 최고 7°C 까지 올라간다더니 햇볕이 진짜 좋았다. 모처럼 운동하러 나갈 수 있어 좋았다. 한 3주 안 했더니 목에서 막 두둑 소리가 나는게 어찌나 찌뿌둥 했는지. 달리기 앱 성우분이 "로켓처럼 달려보세요~!" 한다. 아니 3주만인데 그건 좀 무리데쓰.. ㅋㅋ 나가기 전 오븐에 넣어놓고 갔던 굴라쉬가 푹 잘 익었다. 진하고 자작하게 잘 졸아들었다. 마싯게따... (자화자찬) 폭신폭신한 으깬감자에 얹어 먹었다. 근데 사메 왈, 굴라쉬에 이미 감자가 들어있는데 또 감자에 얹어 먹느냔다. 그게 뭐? 김치찌개에 밥 먹으면서 김치볶음도 먹으면 맛난거랑 마찬가진디. 맛있는거 옆에 또 맛있는거 있는게 무슨 문제라도? ㅋ (나는야 감자러버) 사메는 밥+파스타에다 먹었다. 단 두 식구인데 한 가지.. 2022. 2. 6. 방구벌레를 대하는 나의 자세 어릴 적 아빠한테서 종아리 맞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한데 그건 바로 벌레 때문이었다. 어느 여름날, 저녁식사 중에 왕나방 한 마리가 들어와 펄럭거리기 시작한 거였다. 놈이 들어온 순간 이미 얼어붙은 나는, 내 쪽으로 가까이 오자 비명을 지르며 숟가락을 내팽개치곤 방으로 뛰쳐들어가 문을 잠갔다 (나방이 문도 열 수 있다고 생각한건가 ㅋㅋ). 국그릇이 그 바람에 나동그라지며 팍 쏟아졌다. 암말 없이 밥을 다 드신 아빠는(자식 훈육도 식후경) 나와 언니를 델꼬 뒷산으로 갔다 (왜 자기까지 혼나야 했냐고 언니는 두고두고 원망을 😂). 손엔 기다란 구두주걱을 들고서. 일단 종아리를 맞았다. "세상이 얼마나 험한데! (철썩) 그까짓 벌레 한마리에 벌벌 떨면, 어? (두 대째 철썩) 어떻게 사람 구실을 하면서 살래,.. 2022. 2. 3. 구글아 구글아 내게 어울리는 홈오피스는? 회사동료 카린은 무척 아늑한 다락방 서재를 갖고 있다. 영상회의 중에 시선을 사로잡던 그 방. 정말 예쁘다 감탄했더니 신바람이 나서 카메라를 죽 비춰가며 구경시켜 주었다. 잘 자라고 있어 뿌듯하다는 레몬나무, 빈티지 액자, 나뭇결이 멋드러진 다락방 특유의 사선천장, 그리고 골동품 가게에 있을법한 붉은색 벨벳의자도. 회사일 하기엔 너무 아까운 방이라고 둘 다 웃음이 팍 터졌더랬다. 홈오피스 인테리어 광고를 클릭해 보니 다양한게 나온다. 아니 근데 다 너무 좋은거 아닙니까! 저런 데서 일이 되겠어요..?? 구글아 구글아~ 왜 회장님 방을 보여주고 그러냐.. 사람들이 꿈꾸는 집무실 말고, 빨강머리 앤이나 키다리 아저씨의 줄리가 앉아 종알종알 편지 쓸 것 같은 방도 말고, 어디까지나 회사업무용 홈오피스를 보여다.. 2022. 2. 1. 첫 날의 소회 우쒸 괜히 시작했나?! 끝이 나긴 할까?? 싶었던 블로그 이사도 마침내 끝이 났다 (만세삼창). 복붙머신처럼 소울리스하게 백업하는 와중에도 느끼는 바가 꽤 많았다. 옛날엔 참 하찮은 것도 일기로 남겼구나. 하찮은건 지금도 마찬가진데 (ㅋ) 왜 요즘엔 그러지 않는가? 반성한다.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다고? 싶게 정말 많이 새롭더라. 마지막으로... 와, 나이 먹는거 봐라.. 종이에 번져가는 먹물처럼 세월의 티가 점점점점 도드라져 가는 사진 속 모습. 서른이 될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마흔에 접어들땐 비교적 마음의 동요가 있었다. 그리고 내년- 앞자리가 또 한 번 바뀌는 그때까지 아직 1년이란 시간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감정은 벌써부터 대지진에 쓰나미. 이럼 안 돼. 침착하자. '너무 나이 들었어.. 2022. 2. 1. 울면 안 돼 어젯밤, 마지막 No알람의 밤은 비장하였다. 눈물을 훔치며 ㅋ 깜박 잠들었나 싶었는데 어느새 득달같이 휴가의 마지막 날이 와 있다니. 한 해가 다 갔다는 사실보다는 백 배는 더 충격적인...휴가가 끝났다는게 사실입니까?! 울고 싶지만 그럼 안 돼. 새해는 힘차게 맞는거야. 감사하게 맞이해야 하는거야.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크흡.. 2022. 1. 29. 오징어 게임 나만 안 봤나 회사 동료 올리버- 영화 '기생충' 을 보고서 막 가슴이 벅차다며 ㅋㅋ 나한테 와서 수다 떤 적이 있음- 가 오징어 게임을 보기 시작했단다. 근데 자기한텐 좀 zu viel (too much)인 것 같아서 계속 볼까 말까 하다 중독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잔인하다더니 그 얘긴가. 지난 주말엔 글쎄 동네 애들이 놀이터에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를 하더라. '누궁화 꼬치 피어씀미다' 라고 비록 발음은 어눌했지만. 와...격세지감. 스위스 놀이터에서 이걸 듣게 될 줄 누가 알았겠나. 얘들아 근데 너희들은 못 보는거 아니니? ㅡ_ㅡ? 그리고 그 놀이가 사실 그런(!) 놀이가 아니그등.. 뽑기, 트램폴린과 함께 나름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는 놀이인데 이미지 무시무시해진 듯 해서 쪼매 안타깝다. 암튼 진짜 나만.. 2022. 1. 29. 이전 1 ··· 26 27 28 29 30 31 32 ··· 1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