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보기1047 이번엔 부활절 차례 카니발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번엔 부활절 차례. 아직 한 달도 더 남았지만 "준비~ 땅!" 한 듯 부활절 상품들이 일제히 진열대를 점령하였다. 무서븐 근육토끼(...)들은 한결 저렴하다. 등치가 커서 양도 많고 😆 거의 캥거루 느낌. ㅋㅋ 봄이 되면 갑자기 잘 보이는건 뭐다? 집안의 먼지와 옷 속에 숨겨져 있던 뱃살. 다시 식이조절에 돌입한다. 이웃집 화단에 크로커스가 피었다. 그 옆 수선화 일찍 피는 집과 이 집이 매년 경쟁하듯 가장 먼저 봄기운을 뿜어낸다. 작년엔 너무 날카롭고 신경질적으로 산 것 같아 금년엔 좀 봄날의 햇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정호승 시인의 에 그런 말이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꽃씨 속에 숨어 있는 존재를 보려면, 고요히 눈이 녹길 기다리고 평생 버리지 않았던 '칼'을 버리라고.. 2024. 2. 21. Basler Fasnacht 파스나흐트가 시작되었다. 스위스 사람들이 '바젤의 가장 신나는 사흘 (Die drei schönste Tage)' 이라 부르는 카니발. 이 우중충한 계절에 활기를 불어넣는 행사임에는 틀림 없지만, 동네주민 입장에서는 혼돈의 카오스이기도 한 사흘. 사흘 내내 시내를 누비는 퍼레이드 행렬. 그리고 도시 어느 곳에서도 피할 수 없는 쿵짝쿵짝. 온 거리를 뒤덮는 색종이도 빼놓을 수 없다 ('콘페티' 라고 부른다). 바젤의 환경미화원들에게는 가장 바쁜 사흘이 아닐지. 퍼레이드에서 받은 꽃과 색종이를 뒤집어쓰고 보내게 되는 사흘. 귤, 오렌지, 바나나, 꽃 등을 나눠주며 다닌다. 그리고 그 시끌벅적함을 틈타 훌쩍 다가서는 봄. 2024. 2. 20. 카니발을 앞둔 토요일 밥 하기 싫은 주말. 동네 이탈리아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였다. 흐리고 부슬비 내리는 오후였는데, 봄이 왔다고도, 안 왔다고도 말하기 애매하던 날씨. 진하게 잘 끓여진 양파수프. 다만.. 노른자를 꿀꺽 삼켜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잠시 고민했음. 이탈리아 가정의 식탁을 그대로 재현한다더니 외관도 그런 듯. 신경 쓰지 않고 한그릇 툭 내주는 느낌. 메인요리 전에 조금만 맛보기로 주겠다던 파스타가 꽉 찬 1인분이다. 이탈리아 할아버지가 생각하는 '조금' 이란. 😁 소스에 파묻혀 잘 보이지도 않지만 연하고 맛있었던 송아지 고기. 영화 'Poor Things'.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한 인간의 기괴하고 드라마틱한 성장기랄까. 이야기 자체도 특이했지만 강렬한 색채와 판타지스러운 영상도 인상적. 파스나흐트(Fasna.. 2024. 2. 18. 나는 왜 마약 변호사를 하는가 최근 틈틈이 읽은 . 실내자전거 타는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해주었다. 지난번에 얘기한 가 '재미있을 것 같았는데 역시나 재미났던 책' 이라면, 이 책은 별 기대 없었는데 기대 이상이었던 책이라 해야 할 것 같다 (기대도 없는데 왜 샀냐). 직업이 약사라도 마약은 역시 딴세상 이야기 같기만 하다. 그리고 마약이 그 '딴세상' 너머의 평범한 우리들에게,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그런 건 약학, 의학만으로는 다룰 수 없는 또다른 얘기일 것이고. 저자는 얘기하고 있다: '이건 결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라고. 그 말에 공감한다. 저자는 마약사건 전문 변호사로, 직접 듣고 겪은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지루한 부분 없이 흥미롭게 읽었다. 우리나라 마약 수사대는 어디에 있는지, 갑자기 마약사건이 급증한.. 2024. 2. 17. 순식간에 지나가고 순식간에 돌아온다 주말이란 놈은 순식간에 지나버리지만 또 순식간에 돌아오기도 한다. 그래서 차마 양심상 불평만 하지는 못하겠다. 오늘 점심을 부실하게 먹어선지 퇴근길 내내 먹을 거 생각을 하며 걸었다. 정신 차려 보니 한인마트 앞. ㅎ 잡채 한 팩 사고 오, 못 보던 사이 떡/찐빵 코너가 새로 생겼다. 그렇지만 한국수퍼에서 사기 제일 꺼려지는 품목 중 하나가 쌀/떡이란 말이지...이상하게 원산지 표시가 불분명할 때가 많다. 일본 후쿠시마 쌀로 만든 건 아닌지 찜찜해하다가 매번 패스하게 됨. 계획에 없다가 급 조달한 삘 나는 발렌타인 데이 선물. "어제 꽃이랑 초콜렛 받고 헉 해서 급히 산거지?" 했더니 자길 뭘로 보냐고. 아 뭘 그리 발끈하고 그래 (더 티나게). ㅋㅋ 2024. 2. 15. 볕 좋은 날 근 한달을 초조+긴장 만땅으로 살다 비로소 릴랙스. 칼퇴길 볕이 좋았다. 해도 부쩍 길어지고.커피 한잔 들고 팅글리 분수 앞 잠시 멍 때리는 시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이렇게 데드라인 다음날만 같았으면 (하지만 현실은... 🤨).니 문화도 내 문화도 아니니 챙기지 말자 라고 결혼전부터 합의해 놓고선 이상하게 매년 뭐라도 하게 되는 발렌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가 없고 발렌타인 데이에 기브 앤 테이크다 보니 받기만 하고 안 줄 수 없는 뭐 그런 애매함. 튤립 사고 싶었지만장미를 사야 할 것 같아서 한다발. 근데 퇴근길에 사면 꽃이 영 떨이느낌이라는게 문제.그래도 내 성의는 네버 떨이가 아녀 라고 생색 팍 내야겠지. 2024. 2. 14.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17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