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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ne Dornen keine Rosen 오랜만에 간 취리히.꽤 추운 날씨.밤 사이 비가 내려 거리는 아직 젖어있고.이거 보러 갔다. 장미 분수대.구시가지에 있는 분수들을 장미로 가득 채워놓았다. 부활절 주간에 하는 행사로, 오늘이 첫날. 2021년에 시작되었다고 한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기, 음울한 도시에 부활절 주간에나마 작은 기쁨을 주기 위해.빼곡하게 들어찬 색색의 장미. 한 번 보고 싶었던지라 구찮음을 이기고 구경 다녀왔다. 이 분수 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 해놓았다. 돈 많이 들었을 듯.한쪽에선 개싸움(?)이...ㅋㅋ귀때기 펄럭구름은 차차 걷히고 있으나 여전히 추운.패딩 세탁하려고만 하면 다시 추워지는 날씨. 이보시오 내 꼭 트렌치코트를 사러 다시 오리다...어깨살을 좀 더 빼갖고. 'ohne Dornen keine Rosen' (가시.. 2024. 3. 25.
봄날의 퇴근길 일찍 퇴근하려고 출근도 일찍 하는데, 요새는 출근길과 퇴근무렵이 극과 극이다. 비단 기온차 뿐만 아니라 분위기가. 퇴근길엔 아주 봄날이었다. 볕이 어찌나 좋은지 선글라스가 절실히 필요했다는 (하지만 선글라스는 커녕 패딩 입고 있었음). 날씨가 너무 좋아 공원을 빙 둘러 좀 걷다 왔다. 멍 때리며 걷는데 누가 스윽 앞질러 가심. 사람인 줄 알았다가 깜놀. 🤣 아니 황새님아 다가올땐 기척을 좀 하시라고요... 벌써 3월도 중순. 2024. 3. 12.
커피머신을 사고 느낀 점 1. 나는 생각보다 커피를 자주 필요로 하는 인간은 아니었다 (하루 두 잔으로 족함). 다만 제대로 된 모닝커피에 겁나 집착한다. 2. 행복은 역시 소소한 것으로부터 온다. 3. 하지만 전혀 소소하지 않다. 모닝커피처럼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순간에 누군가의 옆에 있어준다는 것은. 4. 소비는 또 다른 소비를 부른다 (자 이제 예쁜 커피잔이 필요하다 🤓). 2024. 3. 10.
Talent Has No Gender 요즘 금요일마다 일찌감치 퇴근하고 있다. 쌓인 초과근무 시간이 아직도 많아서 당분간은 쭉 이래도 될 듯하다. 오늘은 전시를 보러 갔다.마당 한쪽에서 시선을 한 몸에 모으는 '깔레의 시민들' (The Burghers of Calais; 로댕).왼쪽 귀퉁이를 따라 세워진 푸르스름한 네온등은 댄 플래빈 (Dan Flavin)의 Light Art 작품 중 하나. 지금 한창 전시 중.그러나 오늘 고른 건 - 이탈리아, 독일, 스위스 여류화가들의 작품을 모은. 오늘이 '세계 여성의 날' 임을 기억하고 간 건 아니었으나 우연히도 걸맞은 선택이었다.동양이나 서양이나, 여성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늘 무대 뒤에서나 그들의 세계를 펼칠 수 있었던. 재능은 성별을 가려 타고나는 것이 아닌데도.부활절 연휴가 머지않았다. 2024. 3. 9.
오해했잖수 그 '쉐키' 가 오는 날이었다. 독일과 스위스에 분산되어 있는 우리 회사의 특성상, 또 그 사람 업무의 특성상 왔다 갔다 하며 일을 하는데, 2주 만에 스위스 쪽에서 회의가 있는 날이었다. 고대(?)했던 만남은 의외로 너무나 싱거웠지 뭔가. 오늘은 그가 내 이름을 부르며 인사를 건넨 것. 어머 어머. 드뎌 외웠나부네. 저 색히 뭐냐고 짜증 팍 내면서, 치졸한 인종차별주의자가 틀림 없단 심증을 한 70%쯤은 굳혀가고 있던 차, 오늘 그 인사로 인해 그는 다시 상냥하기 짝이 없는 옆집 아저씨 같아 보이기 시작했다. 와, 사람 선입견이 이래 무습따. -_-a그런데 다른 동료 한 명한테 이름 또 물어보고 있더라. 🤣 기억력이 마이 안 좋은 건 맞나 봐. 차별 당한다면 참지 않겠어 vs. 혹시 내가 오버하는건 아.. 2024. 3. 8.
와라, 쉐키 회사에 최근 새로 온 Quality Assurance 팀장. 이름을 대체 몇 번 물어보냐. 다 세어보진 않았지만 예닐곱 번은 가비얍게 넘겼지, 아마. 두 번째 물어볼 때까진 아무 생각이 없었고 (생소한 제3국 이름이니 그 정도야 보통이라고 생각), 세 번째 물어봤을 때는 '머리가 좀 안 좋은 편인가' -_- 싶었다. 내 이름이 한국에서나 어렵지 여기선 아닌데. 두 번 넘게 물어본 사람은 니가 처음이야. 네번째가 되니까...아니...'저 쉑히 뭐지' 생각이 드는 거다. 설사 기억이 진짜 안 나더라도 미안해서 네 번까지는 직접 못 물어보지 않나? 그때부터 관찰하기 시작했다. 세기의 돌대가리인가, 아님 말로만 듣던 microaggression인가 하고. 그런데 다섯번째인가 또 물어봤을 때, 관찰을 멈추기로 했.. 2024. 3.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