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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750

교과서 미라의 부활 대학시절에 배운 것들이 과연 얼마나 실질적인 쓸모가 있을 것인지 그때는 알지 못했다. 직장생활 3-4년 차 때까지만 해도, '거 봐, 그런 건 굳이 안 배워도 되는 거였음!' 이라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햇수를 거듭할수록 필요한 게 많아지더니, 지금은 약대 커리큘럼 중 필요 없는 과목은 거의 없었다는 사실을 날마다 절감한다. 머릿속에서 미라가 되어있던 교과서들이 어느 날 붕대 풀고 벌떡 일어나 호출하는 기분. 아마 일하는 곳이 development 부서가 아니었다면 실제로도 그다지 필요 없었을 수도 있지만... 아무튼 그 '30%의 필수템+70% 끼워 팔기' 종합선물세트 같다고 치부했던 과목들이 모두 나름의 쓸모가 있다는 걸 당시엔 몰라봐서 미안타.특히 화학. 이 화학 저 화학- 이게 현실 직장에서.. 2025. 11. 11.
티라미수의 시험 티라미수를 만들어 먹을 때마다 느끼는 건, 사람은 참 각양각색이고 씰데 없는 강박 또한 가지가지라는 거다. 티라미수 앞에 설 때마다 왠지 시험대에 오른 착각에 빠지곤 한다.넌 나를 얼마만큼 무심하게 푹 퍼낼 수 있을까! 자, 한번 해봐~!디저트들은 대개 예쁘고 정교하지만 티라미수는 꼭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잘 정돈된 모습보다 시골 할배가 인심 좋게 대충 푹 퍼준 듯한 모양새 쪽이 더 맛있어 보이기도. 예쁘지 않아도 돼.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돼. 편하게 퍼서 맛있게만 먹으면 돼- 라고, 틀에 박힌 인간에게 건네는 위로인 것 같아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그런데도 왜 나는 괜히 긴장하는가.. 이게 뭐라고 심호흡까지 하면서 푸곤 하는데, 역시나 100% 릴랙스 하지 못하는 나를 보며 실소하게 된다. 퍼낸.. 2025. 11. 9.
중학생의 휘파람 우연히 보게 된 오래된 영상에 빠져 몇 번이고 되풀이해 들었다. 8년이 흐른 지금, 중학생이던 소녀는 그간 어엿한 가수가 된 모양이다. 저 꼬꼬마가 어떻게 그리 가슴속을 파고드는 노래를 부를 수 있었을까 놀라운 한편, 어쩌면 바로 그 나이였기에 그런 감성이 폭발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휘파람' 이 한창일 당시 중학생이던 나는, 한참 후에 태어난 어느 중학생이 부르는 휘파람에 가슴 먹먹해진다. 인생이란 이렇게 하나씩 이해해 가는 과정인가. 이를테면 길거리 리어카에서 '그때 그 노래' 카세트 테이프가 늘 쏠쏠찮게 팔리던 이유 같은 것들을. https://youtu.be/O71zRU_sj4k?si=upMq10iB6JqzHDMb 2025. 11. 9.
계속하십쇼 요새 한섬 옷 쇼핑몰이 내가 접속하는 시간대에 꼭 점검 중이다. 여기서 옷을 하나 둘 사 나르기 시작하면서부터 옷값이 왕창 들어서 (그런데도 왜 뭣땀시 여전히 거지꼴인지) 기분이 안 좋던 차에 이거 참 다행이네. 서비스 품질향상뿐 아니라 나으 재정 건전성을 위해 이 점검 적극 찬성이오. 계속하십쇼... 2025. 11. 6.
환율 무슨 일 어후야...이렇게까지 차이나는 건 처음 보는데 무슨 일이다냐. 스위스 프랑으로 먹고 사는 입장이지만 원화가 이리 약세인 건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친정이 늘 무탈하고 잘 살길 기원하는 마음 같은 거거등요. 2025. 10. 25.
새 것이 좋아, 헌 것도 좋아 새로 산 전자책 리더기와 태블릿. 전에 쓰던 건 둘 다 2018년에 구입했으니 내 기준엔 꽤 오래 쓴 셈이다.케이스도 하나씩 장만해 줌.책장 넘길 때 잔상이 거의 없고 반응도 빠르다. 새 태블릿 또한 겉모습은 별 차이가 없으나 소리를 들어본 순간 스피커 성능에 놀랐다. 역시 새 물건이 좋구나 좋아.그래도 헌 물건들아, 너희도 여전히 훌륭하다. 나 또한 세월 속에서 조금씩 '헌 사람' 이 되어가는 입장이라 편들자고 하는 말만은 아니다. 함께한 시간이 스며들어 만들어낸 따뜻하고 묵직한 세월의 무게. 새것의 반짝임만큼이나 대체불가인 특유의 온기가 있다. 2025. 10.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