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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732

동네의 몰랐던 모습 역시 잘못 봤던 게 아니었다. 읍내 공원에 황새가 있다. 며칠 전 트램 타고 지나가다 얼핏 보이길래 '저게 뭐지...?' 하고 지나쳤던. 오늘 그 근처 세탁소에 들렀다 공원을 지나가는데 이 애들이 눈 앞에 유유히 걸어가길래 흠칫 놀랐다. 동물원도 물가 풀숲도 아닌 이런 도심 한가운데 공원에서 보는건 뜻밖이라 한참을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옛날에야 지붕이나 정원에서도 흔하게 둥지 틀고 살았다지만 요즘은 나름 멸종위기 보호대상 아니니 너희들.. 조깅하는 사람들, 잔디 깎는 아저씨, 물총놀이 하는 꼬마들이 주변에 돌아다녀도 새들은 아랑곳 없이 여유로웠다. 제법 가까이 다가와 포즈를 취해주기도 한다. 카메라가 좀 무겁긴 해도 갖고 다니다 보면 또 이런 깜짝모델이 생기는 날도 있고. 궁금해서 집에 와 찾아보니 2년.. 2022. 1. 23.
조퇴한 날 그제 하루 쉬면 나아질 줄 알았는데, 웬 걸, 어제 더 심했고 오늘은 더 심해졌다. 하루하루 피크를 경신한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나날이 창대(!)해지고 있는 이것의 정체는 단순감기가 아니라 독감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 내 꼴을 보는 사람마다 얼른 집에 가라고 한마디씩 했다. 옆 사무실 다그마, 다음엔 중간보스 헬렌, 나중엔 왕보스 마티아스까지. 그지그지! 역시 집에 가는게 좋겠지? 내일도 오지 말고 주말까지 쭈욱 쉬는게 좋겠지! 라고 못 이기는 척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내가 놀고 싶어서 이런 말 하는게 절대 아니라 아픈 사람이 부득부득 출근하는거 사실 민폐 아닌가요.. 상 중에서도 제일은 개근상이라 믿고 자라서 아파도 미련하게 버티는 버릇이 나도 모르게 나오지만, 그런 교육은 내 세대에서 끝이었기를... 2022. 1. 23.
뭣이 중헌디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2. 1. 23.
한 해의 남은 절반을 시작하며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2. 1. 23.
나의 양갈비 언젠가 읽은 기사에 의하면, 월요병을 줄이는 데 '일요일에 잠시 직장에 나가 일하는 방법' 이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한다. 아니 지금 그걸 방법이라고! 라 반박하긴 커녕, 고개를 끄덕인 이들이 (나 포함) 꽤 많지 않을까. 맞는 말이그등... ㅠㅠ 하기가 싫은 방법이라 그렇지. 해결책이란 이렇게, 찾아보면 나름대로 늘 존재하긴 하는 것 같다. 자기 입맛에 맞는 해결책인가 하는건 또 별개의 문제지만. 입맛에 안 맞아도 아주 안 맞는 그 해결책을 과감히 실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제 나의 월요병은 나아지지 않았다. 너한테 나는 이제, 식고 맛 없어지고 물려버린 음식 같나 보다고...그렇게 느껴진다고 하던 남편의 말 때문이었을까. 왜 왜 저 관심병 환자 또 뭣땜에 삐지셨을까 또! 라고 짜증을 내고선 돌아서 생각해보.. 2022. 1. 23.
의문의 빵조각, 그 후 지난 이야기에 이어 계속하자면...그 후로도 빵조각은 몇번이나 더 발견되었다. 패턴은 똑같았다. 누가 참 할 일도 되게 없구나- 라고 우리는 여전히 무시했고, 이후 얼마간은 잠잠했다. 그런데 지난 주, 사건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새로운 '선물' 이 등장한 것. 식물의 꽃봉오리는 아니고 그...싹눈이라고 해야 하나? 투명한 비닐로 제법 꼼꼼하게 싸기까지 해서 우리집 문 앞에 놓여 있었다. 이 날을 계기로 두 가지가 확실해졌다. 역시 '흘린' 게 아니었다는 것, 그리고 동물이 아닌 사람이 분명하다는 것. 그로부터 불과 이틀 후, 손님이 또 한번 다녀갔다. 이번엔 벌레모양 비슷한 식물줄기였는데 스카치테잎으로 문고리에 감아 붙여 놓았더라. 문 앞에 놓는 단계를 넘어 이번엔 우리집 문고리를 직접 만져가며.. 2022. 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