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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의 대청소 안 그래도 더러워 보이던 집이 동생네가 온다니 사정없이 더러워 보이는 것. 대청소에 돌입하였다. 주말마다 슬슬 치워볼까? 라는 계획이었으나 첫 주말이 시작되자마자 충격적인 현실 자각. 이거 이거...팔자 좋게 슬슬 해서 될 일이 아니여...! 😭비록 시작은 '손님이 온다' 라는 소박한 계기였으나, 10년 묵은 때의 무시무시한 스케일을 깨닫고 나자 이젠 손님이 문제가 아니다. 슬슬 치워볼까 하던 대청소는 거의 사투에 가까워졌다. 이제 겨우 부엌의 90%를 끝냈을 뿐인데 이 용사 장렬히 전사할 지경. -_-;; 이럴 수가. 1년에 한 번은 대청소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대체 뭘 한 거냐! 그나마 위로가 되는 건 부엌 난이도가 제일 높다는 거. 여기만 끝나면 좀 쉽겠지?? 주말을 꼬박 바친 끝에 환골탈태 했지만 .. 2023. 3. 13.
봄이 온다 택배도 온다 온 집안이 먼지 구뎅이로 보이는 걸 보니 봄이 맞나 보다. 튤립 한 다발로 봄 기분 내 보아요.도마들 일부가 너무 낡아 새 걸로 바꿨다. 이것 저것 써본 결과 올리브 도마가 제일 마음에 들어 이번에도 올리브 나무로. 크... 무늬 멋져부러요..얘들은 플레이팅용으로만 써서 그런지 아직 상태가 양호하다. 새 도마에 기죽지 말라고 ㅎ 기름칠 좀 해줬다.별 필요도 없으면서 남들 따라 산 건데 의외로 오래 잘 쓰고 있다. 컵받침도 한 세트 델고 왔다. 뒷산에서 방금 해 온 나무 포스 ^^식기 세척기 못 잃는 게으른 인간이라 나무 식기는 절대 못 쓰지만 이런 투박한 원목 느낌은 좋다. 사극에서 각설이나 노비들이 허름한 나무 그릇에 죽 퍼먹는 거 보면 그렇게 좋아 보일 수가. ㅋㅋ오설록 동백꽃차랑 달빛걷기 차 덕분에.. 2023. 3. 4.
봄은 초콜릿 가게로부터 금년 봄은 초콜릿 가게에서 제일 먼저 시작된 느낌이다. 딸기 초콜릿이 가득 쌓여 있길래 좀 사 왔다. 사메가 자주 먹는 아몬드+피스타치오 든 화이트 초콜릿이랑 산딸기도 좀 샀다. 적지 않은 양이었는데 둘이 번갈아 몇 번 집어먹다 보니 순식간에 사라졌다. 딸기가 제법 실하구먼. 피스타치오는 원래 늘 있는 거고 딸기랑 산딸기 과육 팍팍 박힌 건 시즌 상품. 봄맛이야... 2023. 2. 18.
스무살의 장례식 장례식은 오후 두 시, 카트린의 동네인 독일 그렌츠나흐의 작은 교회에서 열렸다. 2주만에 보는 카트린은 좀 여위어 있었지만 의연한 모습이었다. 간간이 흐느끼는 그녀의 남편과 고등학생 딸 사이에서 담담한 그녀의 모습은 마치 해탈한 듯 보이기도 했다. 청년은 끝내 아무런 유서도, 힌트도 남기지 않은 모양이었다. 가족들은 아직도 모른다...그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그리고 앞으로도 쭈욱 알지 못할 것이다. 남은 가족들에겐 참으로 잔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예배를 마치고 아들이 묻힌 묘지로 향하는 동료의 눈은 복잡하고도 텅 비어 보였다. 한 사람 한 사람 조문객들이 유족을 위로하고, 내 차례가 되었을 때 왈칵 눈물을 쏟고 말았다. 와줘서 고맙다 꼭 끌어안는 카트린의 어깨가 너무 앙상하게 느껴져서. 아들을 .. 2023. 2. 14.
오늘의 택배 + 잡담 문화와 지성과 건강함과 감성이 쏴라있는 뭔가 그런 일상이면 얼마나 좋을까만, 요즘 현실은 일에 지친 좀비 모드로 집에 오면 택배나 풀고 앉았는 것. -_-;; 비극적으로 아들을 잃은 동료 몫까지 일하느라 하루하루 허덕이고 있다. 자식 잃은 사람도 있는데 겨우 이까이걸로 버겁다 생각하는 나 자신이 너무 싫기도 하고. 그런 요즘. 내게 있는 검정색 가방이라곤 회사에 갖고 댕기는 제이에스티나 인조가죽 배낭이 전부. 그래서 검정 가방을 사야지 하고 기웃거리다 무난해 보이는 걸 봤다. 그 넘의 이름은 '쏘 쿨 (so cool)' 이던가. 그러나 찜해둔 작은 사이즈 쏘쿨이는 백날을 기다려도 품절이라 지쳐서 다른 걸 골랐다. 이름이 빵인가 핑인가 팽인가 그러하다 (불어 알못). 스티치가 포인트인 듯. D자 오른쪽 상.. 2023. 2. 11.
두부덮밥 해 먹으려다 일어난 참사 요즘 백종원 두부덮밥에 꽂혀서 자주 해 먹고 있다. 오늘도 해 먹으려는데 건새우가 눈꼽만치 밖에 안 남은 게 아닌가. 새우를 넣어야 훨씬 맛난데! 부스러기까지 소듕하게 탈탈 털어 믹서에 지잉~ 갈고 나니... 만신창이가 된 실리카겔 봉지 니가 거기서 왜 나와... 구차하게시리 약 1초 갈등함. 그 그냥 먹을까...아까비... ㅠㅠ 실리카겔 인체에 무해하잖음?! 근데 '인체에 무해하나 먹지 마시오' 라니 어쩌란 것이냐 아 놔 갈등되게. -_-;; 결국 '먹지 마시오' 쪽을 따르기로 함... 새우 안 들어간 덮밥은 뭔가 영 아쉬웠다. 한국에서 배송 오려면 며칠은 걸릴 텐데 이번 주는 더 이상의 두부덮밥은 없는 걸로. 2023. 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