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086 마다가스카르에서 온 편지 마다가스카르 여행 후, 계속 생각이 났다. 구정물 같은 강물에서 엄마를 도와 빨래하던 꼬맹이가. 가슴속에 모래바람이 부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여행 직후 마다가스카르 어린이 한 명을 후원하기 시작했는데 오늘 처음으로 편지를 받았다. 아직 어려서 (일곱쨜) 엄마가 대신 써줬단다. 아마 저 꽃 정도 자기가 그린 듯. ㅎㅎ첨부되어 온 영문 번역본에 의하면, 그림 그리기와 장미꽃, 닭고기를 좋아한대고 ^^ 커서 의사가 되고 싶단다. 꼬마가 아직 긴 편지를 못 써 미안하다고 하는데, 그건 내가 바라던 바라 (아직 어려서 뭘 모르는 것) 괜찮다. 가난한 게 뭔지, 후원을 받는다는 게 뭔지 아이가 꼭 알 필요는 없지 않을까. 아무 생각 없이 놀고 학교에 다닐 수 있게끔 누가 좀 도와주는 것. 내가 그 누구일 수 있는 .. 2025. 9. 22. 건포도빵 주말 아침엔 빵이 너무 먹고 싶다. 시판 반죽 사다가 건포도 페이스트리를 구웠다. 지금까지 먹어본 Pains aux raisins중에서 최고는 프랑스에서가 아니라 에딘버러에서였던 것 같다. 기분전환 삼아 별 기대 없이 갔던 에딘버러 여행이 의외로 참 기대 이상이었다고 나도 남편도 종종 얘기한다. 토요일아, 가지 마라. 계속 토요일 아침이어라... 2025. 9. 6. 월요일 아침 온통 오렌지빛이었던 오늘 아침. 이건 혹시 출근 안 해도 된다는 신의 계시라도 있을 상서로운 징조인가?! 했지만...아무 일도 없었다고 한다.. 2025. 9. 2. 호박 권하는 사회 이맘때가 되면 주변에서 호박을 그렇게 준다. 직장 동료한테서 몇 개 받아왔다. 자기 집 텃밭 수확물도 감당 안 되는데 부모님과 이웃들까지 계속 갖다 준다고. ㅎㅎ플랫 브레드처럼 구워서닭가슴살햄이랑 채소 넣고 샌드위치.소고기 채워서 주키니 보트도 해놨고호박+감자 간 거에 계란물 부어서 프리타타. 도시락에 한 두 개씩 넣어가면 다 먹을 수 있겠지.나는 몇 개 받아와 며칠 잘 먹고 고맙지만 매주 막 생기는 사람들은 난감하긴 하겠다. 😆 2025. 8. 31. 마음에 부는 모래바람 마다가스카르 여행을 하는 동안, 잘못한 것도 없이 미안한 마음 같은 게 내내 있었다. 가난한 나라일지라도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다녀가는 지역만큼은 잘 가꿔져 있는 경우가 흔한데, 마다가스카르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그런 탓인지, 여행에 들떠 있는 관광객들의 모습과 현지사람들의 고단한 삶의 현장이 더욱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고, 돌아온 후에도 마음에 모래바람이 부는 기분이었다. 아프리카의 딱한 사정은 TV속에만 있는 것이 아님을 비로소 체감한 충격이었을까.일곱 살짜리 마다가스카르 어린이의 후원자가 되기로 했다. 순전히 내 마음 편해지자고 시작한 거지만, 이걸로 그 아이의 현재와 미래가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기를 바란다. 내가 매달 휴대전화에 쓰는 금액 정도면 그 아이를 비롯한 다섯 식구가 한 달을 먹고.. 2025. 8. 27. [Madagascar 4] 이보다 더할 순 없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에너지 소모가 상당한 여행이었다. 우선, 도시 간 이동수단이 이보다 더 비효율적일 수 없었다. 비행기 타면 해결되는 거 아니야? 라는 내 생각은 너무나 안이했던 것. 이 나라에서는 항공편조차 믿을 게 못 되었다 (지연/결항이 밥 먹듯 흔하다고). 아니나 다를까, 출발도 하기 전에 네 번이나 일정이 바뀌지 않겠는가. 여간 조마조마한 게 아니었다.'이거 이러다 필시 줄줄이 꼬이지!' 싶고, 문득 덕선이가 떠올랐다. 완벽히 준비된 마다가스카르 피켓 담당자였지만, 팀 불참으로 인해 올림픽 참여의 꿈이 무산될 뻔했던. 천만다행으로 결항은 없었지만 두 시간 지연으로 연결 비행편을 놓칠 뻔한 위기가 한 번 있었다.소싯적부터 늘 '가보고 싶은 곳' 목록에서 빠져본 적이 없지만 매번 망설이게 되.. 2025. 8. 22. 이전 1 2 3 4 ··· 18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