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085 [Maldives #4] 아무것도 안해도 하루는 잘도 간다 휴가동안의 시간은 몇 배로 빨리 흐르지 않던가? 실제로 스위스보다 네 시간이 빠른 몰디브에서는 더욱더 그러했다. 리조트 구석구석을 슬슬 산책하거나, 해변에서 멍 때리거나, 카누를 저어 섬을 고작 딱 한바퀴 돌았을 뿐인데 하루가 다 가버리곤 했다. 움직임을 요하는 모든건 지지리도 못하는 줄 알았던 나에게서 숨은 운동신경(?)을 발견한 것 같다. 노를 쫌 젓는 듯...? 내가 앞에, 사메가 뒷자리에 탔는데 아 글쎄 돌아보니 나 혼자 젓고 있는게 아니겠나. 혼자서도 파워풀하게 잘 젓길래 자기는 그냥 놀았다고. -_-ㅋㅋ 물에 젖으면 천근만근이 되는 이 원피스는 나중에 가차없이 잘려나가게 된다.. 이렇게. 10년만에 장만한 새 MP3 player인지라 몇날 며칠 뿌듯해하는 중. 심심하니 점프샷을 찍어보겠다고 몸.. 2021. 11. 7. [Maldives #3] 해질녘 낚시 'Sunset fishing' 이라 이름 붙은 excursion을 하고 싶다는 사메에게 "훤한 대낮 다 놔두고 왜 해질녘이 되어서야 낚시배를 띄우는거야?" 물었더니 excursion center 가이드분과 사메가 동시에 폭소를 터뜨렸다. 알고보니 무식이 통통 튀는 질문이었구만, 푸핫. 내가 알았냐고...해질녘이야말로 입질이 빈번한 황금시간대라는 걸. 워낙 관심 0.01%도 없는 분야라. ㅋㅋ 해 지기 전에 목표점에 당도하기 위해 배를 달린다. 다른 한쌍의 부부는 셀피 삼매경 중. 사메와 가이드분은 수다 중. 드디어 해가 지고...고기 잡는 시간이 돌아왔다. 딱 1시간 준대서 너무 짧지 않나 싶었는데.. 한시간만에 큰 상자에 반이 넘게 잡히는게 평균이라고 두고 보라 한다. 다음날 스노클링 하다가 이 그림에.. 2021. 11. 7. [Maldives #2] Just the two of us 총지배인이 말하길, 이 리조트는 '완전히 새로운 컨셉의 리조트' 이자 'Real Maldives' 를 추구하기 위해 지어졌다고. 신혼부부들이 많이 가는 타 리조트들과 과연 좀 다르긴 했다. 몰디브의 상징과도 같은 물 위의 빌라 대신, 이 리조트에는 울창한 숲속 빌라만 존재한다. 방안에 있는 모든 가구와 소품들은 원목으로 만든 수제품이며 아주 최소한의 금속만이 사용되었다. 뒷마당에 있는 흔들의자나 초가집 쉼터도 모두 자연재료로만 만들어졌다. 깊은 뜻은 잘 알겠는데 솔직히 내 취향은 아니었다. >__ 2021. 11. 7. [Maldives #1] 나쁜 날씨 몰디브에 도착한 첫날은 바람이 세게 불고 있었다. 경비행기가 많이 흔들릴 수 있으니 겁 먹지 말라는 안내가 나왔다. 본섬인 '말레' 에서 우리가 머물 섬까지는 40분을 더 날아간다. 먼 거리인데도 불구하고 내려다보이는 풍경 덕에 그리 길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리조트에 도착했다. 나무들이 흔들리며 내는 솨~ 솨~ 소리에 파도소리까지 더해져 섬 전체가 솨솨거리는 것 같았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빛깔의 바다는 늘 잔잔하고 햇빛에 반짝이는 모습일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파도가 제법 거세게 치고 있는 광경이 마치 아빠옷 빌려입은 꼬마 같아서 웃음이 났다. 몰디브의 바다도 야성적인 면이 있구만요. 소라게들이 엄청나게 많다. 손톱만한 놈부터 꽤 큰 놈까지 다양한 크기로 발에 툭툭 채이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정.. 2021. 11. 7. [Mauritius #에필로그] 천국은 함께 하는 것 나도 모르게 개 사진을 하도 찍어대니 남편이 그런다- 개 특집이라도 만들거냐고. 모리셔스의 길 동물들은 왠지 여유 있어 보였다. 굶주리거나 지쳐 보이는 대신 느긋하게 삶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달까. 사람들은 그들에게 무척 관대해 보였고 실제로 먹이와 물도 제법 잘 얻어 먹고 있는 눈치였다. 힌두교 신전에서 사이 좋아보이던 견원지간. 늘어지게 자다 일어난 녀석. 새가 몹시 잡고 싶었는지 3분은 족히 부동자세로 저러고 있던데 결국 못 잡고. 특히 해변의 개들은 사람을 무척 따랐다. 조금의 경계도 없이 다가와 놀고 싶어하는 걸 보면 평소 사람들이 워낙 친절했던 듯. 길고양이도 아무데서나 느긋하게 식빵을 굽고. 새끼를 안고 있으면 사람을 경계할 법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아서 신기했다. 경치감상에 여념이 없는 원.. 2021. 11. 7. [Mauritius #4] 심심하고 심심한 바닷가에서 유유자적하는 휴가- 좋지, 좋은데...그것도 한두번이지 매번 비슷하다 보면 나처럼 관광지향적인 사람은 너무나 지루한 것. 이미 예약해 둔 다음 두 번의 휴가도 역시 바다.. ㅠ_ㅠ 그것만 끝나면 난 이제 당분간 바다로는 안 가겠다고 뜻을 밝혔는데 과연 그렇게 될 지. 밖으로 관광 나간 사흘을 제외하면 리조트에서 멍 때린 심심한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나만 심심하지 사메는 이게 다름 아닌 천국이라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우리 리조트 전용 바다가 외부 바다 못지 않아서 굳이 밖으로 나가야 할 핑계를 찾을 수 없었다. 여기저기 피어있는 꽃들을 볼 때 가장 잘 실감한다. 겨울에서 멀리 떠나왔다는 걸. 크리스마스날 식당에서 과자가 든 양말을 하나씩 주던데 반가운 '종합캔디'. ㅎㅎ 더운나라의 얼음조각가들은.. 2021. 11. 7. 이전 1 ··· 128 129 130 131 132 133 134 ··· 18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