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715 Happy New Year 도착한 다음날, 아침 일찍 동네산책을 나갔더랬다. 목적지는 학교건물이었으나, 길치인 이 몸이 실수를 안 할 리가 없어서 -_-; 어쩌다 잘못 든 길이 우연히도 강변길이었다. 갑작스레 앞에 나타난 라인강. 이른 아침의 분위기가 왠지 짠한 기분을 들게 해서 잠팅 전씨는 그 아침에 난생 처음 느껴보았다. 아침산책이 생각보다 괜찮은 일이라는 걸. 오늘은 좀 멀리까지 나가 아침을 보냈다. 희미하게 밝아오는 거리와 약대건물을 지나, 아직 남아있는 크리스마스의 흔적들, 일요일도 휴무 없이 선착장에 출근하는 새들, 그러잖아도 힘든 아저씨의 어깨에 한 짐 더 보태고 있던 비둘기, 신록이 돋아나면 자전거로 달려보고픈 가로수길 등. 이런 저런 잡념 끝에야 비로소 '금년이 끝났구나' 생각이 퍼뜩 들더라. 행복한 새해가 되었으.. 2021. 11. 4. Heidi가 아니라 Anne Frank 지금의 집은 studio식 아파트로서, 독일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이 곳은 포닥과 강사들만 입주하는 집이라는 차이가 있다. 그래선지 젊음의 혈기 면에선 라이프치히 기숙사보다 현저히 떨어져 보인다. 훗. (시끄러운 파티와는 이제 안녕인 것인가) 가격 대비 시설은 매우 기대 이하인데, 이 나라에서는 이게 일반적인 듯 하니 중이 절에 적응할 밖에. 쩝. 제일 안타까운 건...일단 전망이 숭악해 숭악해. -_-; 특히 창문의 저 철제 블라인드. 철컹거리기까지 하는 게 아주 압권이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네 집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안네 프랑크네 집이 웬 말이냐고. -.- 방을 옮길 것인지, 아니면 그냥 이 안네 후랑크 방을 사랑해 볼 것인지 좀 더 생각을 해봐야겠다. 2021. 11. 4. 다시 떠날 준비 이제서야 좀 본격적으로 놀아볼까 했건만... 다시금 떠날 채비 중. -_-;;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또 떠나게 된 바람에 요즘은 하루하루가 짧기만 하다. 연락도 변변히 못 드린 친구들에겐 미안할 따름입니다. 곧 스위스 바젤에서 다시 안부 전할게요. 2021. 11. 4. 잘 가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1. 11. 4. 동동구리무 그 언니 초콜렛+ 꿀 섞은 팩이 그리 좋다길래 당장 해보기로 함. (펄럭귀) 카카오 99% 여기도 있더라. 50%, 70%, 85%, 99%- 네 가지 나오는데, 맛이 어떤가 함 먹어볼라고 샀다. 피부 꺼칠해지는 환절기엔 으레 그 언니가 생각난다. 그녀가 준 '동동구리무' 만큼 금세 뺨 보드라와지는 게 없었는데. '태옥' 이라는 이름과 뽀얀 피부를 가졌던 그 언니. 엄마의 옛날 제자인데, 결혼하기 전까지 우리집에 가끔 놀러왔었다. 과자도 듬뿍 사오고 무척 상냥해서 매번 반가웠던 기억이 난다. 이여사의 회고에 따르면, 매우 총명하고 예의 바른 아이였으며 할머니와 단 둘이 사는 어려운 형편이었다 한다. 당시엔 어려운 집이 한 둘이 아니었긴 하지만, 그 언니는 유독 눈에 밟혀서 육성회비를 내주거나 간식을 챙겨주거나 했.. 2021. 11. 4. 시작된 추억 생각지도 못한 메일을 받고서 반가웠다. 독일에 처음 왔을 때 알게 된 언니인데, 다른 도시로 이사 가면서 연락이 끊어졌던. 귀국해서 몇 년 째 정신 없이 살고 있노라고, 짧았던 독일의 가을이 불쑥불쑥 그리워진다는 그 언니의 말에 뭐라 다 표현하기 힘든 '알 것 같은 기분' 이 들었다. 담담하게 떠나자고 다짐했고, 또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떠나기도 전에 나는 벌써 이 곳의 모든 걸 추억하기 시작했다. 2021. 11. 4. 이전 1 ··· 105 106 107 108 109 110 111 ··· 1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