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725 거짓말은 시려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1. 11. 4. 신비의 영약 이제 2주 정도 되었나. 하루 2-3번, 꼬박꼬박 홍삼을 먹었다. 뭔가 대변화가 일어날 거라곤 당연히 생각하지 않았고, 또 그런 듯 보였는데 PMS 및 생리통이 전혀 없이 지나가고 있다는 걸 깨닫고 약간 놀랐다. 그 두 가지만 없어져도 세상은 1.5배 더 아름답지 않을까 평소 생각해 왔던지라 이것이 진짜 홍삼 덕분이라면 과연 비쌀 만하구나, 감탄했다. 그런데 오늘 어느 유명 한의원의 기사가 났더라. 녹용값은 다 받고서, 정작 녹용은 빼고 약 조제를 했다는.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많은 환자들이 그 앙꼬 없는 찐빵에 만족했을 것이다. "이 한의원은 역시 용해." 찬탄까지 하면서...강력한 플라시보 효과를 맛보았겠지. 내가 먹은 홍삼정은 어떨라나. 홍삼이 맞긴 맞을라나? 갑자기 다시 배가 아픈 것 같고, 피.. 2021. 11. 4. 케냐의 유혹 KBS 인간극장 편. 헬렐레 하면서 보고 난 참이다. 아흐...어쩜 이리 시기적절한 방영을.. +_+ 다음 휴가지로 케냐/탄자니아 눈독 들이고 있는 거 어찌 알고...마사이 마라, 킬리만자로...가고 싶은 곳 코스로 좍 나오네. ㅠ_ㅠ 케냐에서 여행사를 하는 30대 부부인데, 신혼 때 의기투합하여 케냐로 가 정착했다 한다. "학교를 나와 결혼을 하고, 집 평수를 늘리고, 애들 교육하면서 인생을 다 바치고 싶진 않았다." 라는 남편의 조금은 겉멋 든 그 말이 왜 그리 가슴을 때리던지. 바로 그거야...내 꿈도 비슷해. 저 부부 만큼의 어드벤쳐 마인드는 아니지만 젊을 때 열심히 일해서 나중엔 물가 싼 나라에서 하쿠나 마타타 하며 사는 거. 케냐 가게 되면 이 부부의 여행사를 통해 볼까. 오늘밤은 아쉬운대로 .. 2021. 11. 4. 진공포장기 진공포장기가 왔다. 하루가 멀다 하고 택배가 오니 사메가 어슬렁거리며 나와서는 또 뭐가 왔냐고 ㅋㅋ 어허~ 꼭 필요한거야! ㅋㅋ 내가 어디 쓸 데 없는거 사는거 봤수! (...라고 말하는데 강하게 밀려오는 의구심) 그래, 없어도 되는걸 좀 많이 사긴 하지 내가. 근데 사람이 어떻게 꼭 필요한 것만 쓰고 사나. 세상엔 너무나 많은 nice to have들이 있는 것! 사실 아내나 남편이나 자식도 사는 데 꼭 필요해서 결혼하고 낳고 하는건 아니지 않습니까? ^^ 근데 이거는 진짜 오래전부터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식구가 단 둘이다 보니, 그리고 밥을 주말에만 해먹다 보니 쓰고 남은 식재료를 제때 먹어치우는 것도 거 참 일이라면 일이었는데 이제 진공포장을 해두면 좀 느긋하게 두고 먹을 수 있으려나. 날것은 물론.. 2021. 11. 3. 부모들이 사는 법 홍삼은 전부 (당신들 몫까지) 내게로 왔다. 별별 곁식구까지 딸려서. "멀리서 공부하는데 진작 보약이라도 챙겨줄 걸, 미안하다." 라는 말도 함께. 에휴, 내 잠시 잊고 있었군. 부모라는 이들의 독특한 세계. 왜들 그렇게 사실까, 자식이 뭐길래. 2021. 11. 2. 그저 그 뿐 피천득씨의 별세소식을 듣고 왠지 울적했다. 그 참한 문장들도 주인 따라 멀리멀리 가버릴 것만 같아서 책꽂이에서 그의 수필집을 꺼내 한 번 쓰다듬어 보기까지 했다. 문득문득 폼페이 폐허 같아지는 가슴 한 켠. 외로움은 그렇게 나날이 깊어간다. 그리고 점점 더 막연해진다. 심심한, 연애하고 싶은- 차라리 그런 알기 쉬운 종류라면 좋을텐데. 심지어 결혼하고도 외롭다고들 하니 (믿고 싶지 않지만) 외로움이라는 이 어려운 감정의 출처는 대체 어디인 걸까. 문학계의 큰나무는 떠나고.. 스산한 바람 이는 밤. 외로울 때 보자고 산 별인데 이젠 그 별만 보면 외롭구나. 하나모토의 말대로 정말 '그저 그뿐' 일까. 오늘도 해답은 알지 못한 채 별이 지네, 별이 지네.. 2021. 11. 2. 이전 1 ··· 108 109 110 111 112 113 114 ··· 1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