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732 Heidi가 아니라 Anne Frank 지금의 집은 studio식 아파트로서, 독일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이 곳은 포닥과 강사들만 입주하는 집이라는 차이가 있다. 그래선지 젊음의 혈기 면에선 라이프치히 기숙사보다 현저히 떨어져 보인다. 훗. (시끄러운 파티와는 이제 안녕인 것인가) 가격 대비 시설은 매우 기대 이하인데, 이 나라에서는 이게 일반적인 듯 하니 중이 절에 적응할 밖에. 쩝. 제일 안타까운 건...일단 전망이 숭악해 숭악해. -_-; 특히 창문의 저 철제 블라인드. 철컹거리기까지 하는 게 아주 압권이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네 집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안네 프랑크네 집이 웬 말이냐고. -.- 방을 옮길 것인지, 아니면 그냥 이 안네 후랑크 방을 사랑해 볼 것인지 좀 더 생각을 해봐야겠다. 2021. 11. 4. 다시 떠날 준비 이제서야 좀 본격적으로 놀아볼까 했건만... 다시금 떠날 채비 중. -_-;;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또 떠나게 된 바람에 요즘은 하루하루가 짧기만 하다. 연락도 변변히 못 드린 친구들에겐 미안할 따름입니다. 곧 스위스 바젤에서 다시 안부 전할게요. 2021. 11. 4. 잘 가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1. 11. 4. 동동구리무 그 언니 초콜렛+ 꿀 섞은 팩이 그리 좋다길래 당장 해보기로 함. (펄럭귀) 카카오 99% 여기도 있더라. 50%, 70%, 85%, 99%- 네 가지 나오는데, 맛이 어떤가 함 먹어볼라고 샀다. 피부 꺼칠해지는 환절기엔 으레 그 언니가 생각난다. 그녀가 준 '동동구리무' 만큼 금세 뺨 보드라와지는 게 없었는데. '태옥' 이라는 이름과 뽀얀 피부를 가졌던 그 언니. 엄마의 옛날 제자인데, 결혼하기 전까지 우리집에 가끔 놀러왔었다. 과자도 듬뿍 사오고 무척 상냥해서 매번 반가웠던 기억이 난다. 이여사의 회고에 따르면, 매우 총명하고 예의 바른 아이였으며 할머니와 단 둘이 사는 어려운 형편이었다 한다. 당시엔 어려운 집이 한 둘이 아니었긴 하지만, 그 언니는 유독 눈에 밟혀서 육성회비를 내주거나 간식을 챙겨주거나 했.. 2021. 11. 4. 시작된 추억 생각지도 못한 메일을 받고서 반가웠다. 독일에 처음 왔을 때 알게 된 언니인데, 다른 도시로 이사 가면서 연락이 끊어졌던. 귀국해서 몇 년 째 정신 없이 살고 있노라고, 짧았던 독일의 가을이 불쑥불쑥 그리워진다는 그 언니의 말에 뭐라 다 표현하기 힘든 '알 것 같은 기분' 이 들었다. 담담하게 떠나자고 다짐했고, 또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떠나기도 전에 나는 벌써 이 곳의 모든 걸 추억하기 시작했다. 2021. 11. 4. 졸업 후에 오는 것들 책을 비롯한 일부 짐들을 한국으로 먼저 보냈다. 끝났다는 게 비로소 실감 나기 시작했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가기도 전에 주섬주섬 자리를 뜨는 사람들처럼 내가 지금 딱 그 짓을 하고 있네 싶어서 피식 웃음이 났다. 내일은 조촐하게나마 나만의 만찬을 마련해서 그간 나 자신에게 혹독했던 것에 대해 용서를 구할까 한다. 허탈하고, 두렵고, 평화롭고, 불투명하고, 홀가분한 졸업 후 첫날. 2021. 11. 4. 이전 1 ··· 108 109 110 111 112 113 114 ··· 1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