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보기1047 방구벌레를 대하는 나의 자세 어릴 적 아빠한테서 종아리 맞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한데 그건 바로 벌레 때문이었다. 어느 여름날, 저녁식사 중에 왕나방 한 마리가 들어와 펄럭거리기 시작한 거였다. 놈이 들어온 순간 이미 얼어붙은 나는, 내 쪽으로 가까이 오자 비명을 지르며 숟가락을 내팽개치곤 방으로 뛰쳐들어가 문을 잠갔다 (나방이 문도 열 수 있다고 생각한건가 ㅋㅋ). 국그릇이 그 바람에 나동그라지며 팍 쏟아졌다. 암말 없이 밥을 다 드신 아빠는(자식 훈육도 식후경) 나와 언니를 델꼬 뒷산으로 갔다 (왜 자기까지 혼나야 했냐고 언니는 두고두고 원망을 😂). 손엔 기다란 구두주걱을 들고서. 일단 종아리를 맞았다. "세상이 얼마나 험한데! (철썩) 그까짓 벌레 한마리에 벌벌 떨면, 어? (두 대째 철썩) 어떻게 사람 구실을 하면서 살래,.. 2022. 2. 3. 구글아 구글아 내게 어울리는 홈오피스는? 회사동료 카린은 무척 아늑한 다락방 서재를 갖고 있다. 영상회의 중에 시선을 사로잡던 그 방. 정말 예쁘다 감탄했더니 신바람이 나서 카메라를 죽 비춰가며 구경시켜 주었다. 잘 자라고 있어 뿌듯하다는 레몬나무, 빈티지 액자, 나뭇결이 멋드러진 다락방 특유의 사선천장, 그리고 골동품 가게에 있을법한 붉은색 벨벳의자도. 회사일 하기엔 너무 아까운 방이라고 둘 다 웃음이 팍 터졌더랬다. 홈오피스 인테리어 광고를 클릭해 보니 다양한게 나온다. 아니 근데 다 너무 좋은거 아닙니까! 저런 데서 일이 되겠어요..?? 구글아 구글아~ 왜 회장님 방을 보여주고 그러냐.. 사람들이 꿈꾸는 집무실 말고, 빨강머리 앤이나 키다리 아저씨의 줄리가 앉아 종알종알 편지 쓸 것 같은 방도 말고, 어디까지나 회사업무용 홈오피스를 보여다.. 2022. 2. 1. 첫 날의 소회 우쒸 괜히 시작했나?! 끝이 나긴 할까?? 싶었던 블로그 이사도 마침내 끝이 났다 (만세삼창). 복붙머신처럼 소울리스하게 백업하는 와중에도 느끼는 바가 꽤 많았다. 옛날엔 참 하찮은 것도 일기로 남겼구나. 하찮은건 지금도 마찬가진데 (ㅋ) 왜 요즘엔 그러지 않는가? 반성한다.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다고? 싶게 정말 많이 새롭더라. 마지막으로... 와, 나이 먹는거 봐라.. 종이에 번져가는 먹물처럼 세월의 티가 점점점점 도드라져 가는 사진 속 모습. 서른이 될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마흔에 접어들땐 비교적 마음의 동요가 있었다. 그리고 내년- 앞자리가 또 한 번 바뀌는 그때까지 아직 1년이란 시간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감정은 벌써부터 대지진에 쓰나미. 이럼 안 돼. 침착하자. '너무 나이 들었어.. 2022. 2. 1. 라자냐와 가지샐러드 냉동실에 다진 소고기가 몇 봉지나 굴러다니고 있었다. 없는 줄 알고 또 사고 또 사고 한 모양. 좀 꺼내서 라구소스를 만들었다. 소스도 생겼겠다 오늘 점심엔 라자냐를 해먹기로 한다. 라구소스와 베샤멜 소스가 준비됐다면 이 식사준비는 끝난거나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ㅎ 어디서 본 건 있어가지고 소스 주르륵 흘리는 사진 꼭 한 장씩 끼워 넣는다. 왠지 있어 보이니까? ㅋㅋ 그저께 라따뚜이 해먹고도 가지가 많이 남아서 처리했다. (자칭) 가지샐러드 전문가 사메가 만든 것. 자기 비법이라고 안 알랴준다는데...참 나...별 것도 없드만. 이미 다 외웠소 알랴주지 마시오. ㅋㅋ 가지 썰어서 오븐에서 구운 다음에 포크로 으깨고 다진마늘+ 올리브 오일+ 식초+ 소금+ 후추로 간한 것임. 좀 매콤한 걸 원하면 고추도 약.. 2022. 1. 29. 라따뚜이 오늘 점심메뉴는 치즈퐁듀였는데 냉장고 털이 겸 라따뚜이도 한 냄비 끓였다. 그러고 보니 살빼기에도 좋은 건강식이구먼? 이거 해먹을 생각을 왜 이제서야 했을까. 본격 겨울로 접어들었나부다. 눈이 서리수준으로 살짝 왔을 뿐인데 기온이 낮아 허옇게 얼어붙었다. 뜨끈한거나 한 그릇 먹으며 집콕하라 말하는 것 같은 날씨 (운동하기 싫은 자의 내 맘대로 해석ㅋ). 12월은 맛봬기, 1-2월 진짜 겨울, 풀리기 시작하는 3월, 변덕 죽 끓는 4월, 화창한 5-7월과 8월 더위를 지나면 9-10월 가을, 음산한 11월...그리고 다시 도돌이. 그러고 나면 또 한 살 더 먹어있는 후딱 사이클이 이 해에도 변함 없이 되풀이 되겠지. 새해기분이라곤 1도 나지 않지만 그래도 무탈하게 주어진 또 한 번의 새해에 감사한다. 귀찮.. 2022. 1. 29. 울면 안 돼 어젯밤, 마지막 No알람의 밤은 비장하였다. 눈물을 훔치며 ㅋ 깜박 잠들었나 싶었는데 어느새 득달같이 휴가의 마지막 날이 와 있다니. 한 해가 다 갔다는 사실보다는 백 배는 더 충격적인...휴가가 끝났다는게 사실입니까?! 울고 싶지만 그럼 안 돼. 새해는 힘차게 맞는거야. 감사하게 맞이해야 하는거야.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크흡.. 2022. 1. 29. 이전 1 ··· 34 35 36 37 38 39 40 ··· 17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