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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면 집이 가까워질수록 길은 멀어진다지 않는가. 진리다. 목표치가 코 앞이 되자 살 빠지는게 이리 더딜 수가 없다. 사실 정체상태인건 살보다도 마음가짐인 듯. 이제 거의 다 왔다고, 달리기를 하기만 하면 그까이꺼 다 빠진다는 오만한 확신까지 생겨갖고는 더이상 절박하지가 않은거다. 근데 오늘따라 쪼끔 불안하긴 하다. 달리기만 하면 빠진다는게 과연 언제까지 유효할까 말이지.. 한 해 한 해가 다른게 다이어트인데 조만간 이 정도 운동으로는 어림도 없는 때가 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 김에 호박면을 해먹기로 한다. 내 인생 최고덩치를 찍었을 때 이것만큼 다이어트에 도움을 줬던게 없다. 한여름에도 따뜻하지 않은 음식은 먹기 싫어하는 나에게 샐러드나 월남쌈 같은건 증말 두 번은 먹기 싫은 다이어트식이었는데, 따뜻한 .. 2021. 11. 3.
회사일이 카레 같았으면 때는 5월, 날씨는 3월, 기분은 11월같은 요즘이다. 날씨 이상한거야 뭐 언젠간 풀리겠지만, 11월처럼 저기압인 이 기분은 과연 나아질 것인지. 하나에서 열까지 떠먹여줘도 이해 못하는 사람과 일한다는 것은...아...이번달에 나올 보너스로도 도저히 달래지지 않을 것 같은 스트레스다. 밥 안해도 되는 달 라마단도 이제 절반을 향해 간다. 혼자 먹으려니 도통 뭘 하게 되질 않아서 군만두 몇 개나 핏자같은 걸로 때우다 오늘은 오랜만에 카레라도 끓였다.한동안 쌀이 없어 밥을 안 먹었다. 한국식 밥을 먹으려면 스시라이스를 사야 하는데, 수퍼에서 파는건 전부 일본산이고 아시아마트에서 파는건 소분해 놓은 원산지 불명의 수상한 ㅋ 쌀. 왠지 일본산, 그것도 후쿠시마산 방사능쌀이 아닐까 의심하면서 쌀 없이 몇 달을 살.. 2021. 11. 3.
Cannelloni 칸넬로니(cannelloni)는 우리집에서 1년에 한 번 해먹을까 말까 하다. 이게 뭐라고 그렇게 귀찮은지 모르겠다. 음식은 정성이라지만 만드는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과연 누굴 위한 정성이고 무엇을 위한 요리인가...그치?! 라고 정당화 하면서...아주 가끔 잉여력이 넘칠때만 해먹곤 한다.사실 파스타에 속 채우는 단계만 아니면 간단한 메뉴다. 다진고기와 다진채소, 칸넬로니 파스타가 주재료이고베샤멜 소스만 만들어주면 끝.녹인 버터에 밀가루를 볶다가우유를 넣어 걸쭉해질때까지 저어주고Nutmeg (육두구), 소금, 후추로 간한다.고기+채소는 토마토소스에 볶는다. 칸넬로니 파스타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둔다. 안 데치고 그냥 사용해도 되지만 그러면 오븐에서 너무 오래 걸리고, 너무 푹 삶으면 흐물거려서 속을.. 2021. 11. 3.
버섯 파스타 내가 아는 만들기 최고 간단한 파스타가 아닐까 싶다. 포치니 (porcini) 버섯과 파스타만 있으면 거의 다 된거나 마찬가지라, 체감상 토마토소스 파스타나 알리오올리오 보다도 오히려 더 간단한 것 같다. 독일어로는 슈타인필츠 (돌버섯) 라고 부르고 이탈리아에서는 포치니 (돼지버섯?) 라고 하는 야생버섯인데 주로 소량씩 말려서 판다. 향과 감칠맛이 강해 수프, 파스타, 리조또 등에 두루 쓰인다. 미지근한 물에 30분 정도 불려서 쓴다. 샐러드에 듬뿍 넣으려고 꽤 많이 샀다. 하여간 이 곳 딸기는 한국딸기에 비해 어쩜 이리 맛이 없는지. 그래 뭐 딸기는 원래 채소니께. ㅠㅠㅋ 그래도 샐러드에 넣어 먹기엔 괜찮다. 토마토와는 또다른 신선상큼함이 있어서 봄냄새도 나고. 파스타가 감칠맛이 강할거라서 같이 먹을 .. 2021. 11. 3.
탁상그릴 오늘의 주인공은 음식이 아니고 새로 산 그릴기계가 되시겠다. 오래전부터 작은 탁상그릴을 사고팠지만 내 바람을 충족시키는 제품을 의외로 찾기가 어려웠다. 내가 원하는건 전기그릴이되 돌판 또는 세라믹판을 장착한 것이었는데, 시중에서 파는건 하나같이 크기가 애매하거나 나에겐 필요 없는 기능을 이것저것 겸용하는게 대부분이었다. 진짜 단순하게 플레이트만 딱 있는거 있으면 산다- 하던 차에 그런 모델을 드디어 찾았다. 시험작동을 위한 식재료가 조달되었다. 올리브오일+칠리오일+다진마늘+커민+허브+소금/후추 대충 사오랬더니 그 와중에 여러 가지도 가져왔네. ㅋ 와인병 열 때마다 코르크 마개를 산산분해하는 사메 때문에 전동 opener도 하나 샀다. 예열이 정말 빠르게 된다. 5초만에 코르크를 깔끔하게 열어주었다. 오... 2021. 11. 3.
12월의 밥상 12월의 첫날. 이 무렵이 되면 회사에서 진행중인 모든 업무의 데드라인은 자동합의가 된다. '크리스마스 전까지' 로. 새로운 일을 벌이기보다, 하던 일 잘 마무리하고 즐거운 크리스마스 휴가를 맞는 것! 그보다 더 중한 연말과제가 무엇이란 말인가. 부엌에서도 그 분위기가 감도는 가운데, 12월엔 주로 냉동실을 발굴해 묵은걸 하나씩 먹어치우며 산다. 휴가전까지 버티는 마음가짐으로다가. 이 오징어 언젯적거더라.. 손질도 안 된걸 사오면 어떡하냐고 신경질을 내고선 그대로 처박아뒀던건 기억이 나는데. 동영상 따라하면서 간신히 껍질 벗기고 눈 떼고 내장 꺼냈다. 바닷속에서 엄청 똘똘해보이던게 생각나서 왠지 맘이 짠했다. ㅋㅋ 부슬비가 오니 국물 생각이 나서 홍합탕도. 일어나고 싶을때 일어나도 된다는게 얼마나 행복한.. 2021. 1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