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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수복작전 우리집 베란다에 비둘기가 산다고 했던 걸 기억하시는가? 흰둥이+회색둥이 한 쌍. 겨울 지나면 가겠거니 했는데 여름이 되도록 방 뺄 생각이 전혀 없어보인다던 걔들 말이다. 어느 날인가 흰둥이가 돌아오지 않았다. 회색놈만 혼자 드나들길 사나흘, 흰둥이는 뭔 변고라도 당했나 슬슬 걱정이 되던 차에 두 녀석은 다시 함께 나타났다. 그러다 또 회색놈만 오는 상태가 지속되더니 어느 날부터는 그 녀석마저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다. 그 이후엔 다른 비둘기들이 드나들기 시작했다. 예전 애들과는 달리 생긴 것도 몬때게 생겨갖고 -_- 시끄럽긴 또 좀 시끄럽나. 풀풀 날리는 깃털이며 쌓여가는 똥은 또 어떻고. 날 더우니 창문 좀 열어놓을라치면 그놈의 똥뷰 -_-;; 가... 결국 우리의 자비심은 한계에 이르러 한바탕 대청소를.. 2022. 1. 28.
For 1.27 min everything was OK Acoustic Trench 라고, 한 남자가 악기를 연주하고 그의 반려견이 곁에서 감상하는 동영상 채널인데 볼 때마다 더없는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 어느 밤 그는 기타를 치고 반려견 메이플 (Maple)은 최애 장난감인 듯한 헝겊코끼리를 갖고 놀며 연주를 듣는다. 쩝쩝거리기도 하고, 그윽하게 올려다 보다가, 눈을 감고 기타에 머리를 댄 채 졸기도 한다. 연주가 끝나면 그는 꼭 메이플의 머리를 긁긁 쓰다듬어 준다. 또 어떤 날엔 눈밭에서 라라랜드를 연주하고 메이플은 마치 비련의 여주인공 같은 표정으로 음악을 감상한다. 출렁이는 기타줄의 떨림과 그 위에 내려앉는 눈발도 화면에 잡힌다. 황금빛 가을날도 있다. 쏟아지는 햇살 속, 하프줄 너머로 보이는 메이플의 털이 바람에 살짝 나부낀다. 연주는 감미롭고 둘의.. 2022. 1. 28.
지금은 여름 어느 시인도 그러지 않았던가.. 인생에도 사계절이 있다고. 화가 치밀어 오르는 날, 일복이 터지다 못해 머리도 터질 것 같은 날, 사람들이 짜증나게 하는 날 등등에는 그 말을 위안 삼아 떠올린다. 그래, 화창한 날이 있으면 오늘같이 궂은 날도 있는거지. 꽃 피는 봄날이 있으면 찜통같이 더운 날도, 모든게 꽁꽁 얼어버리는 날도 있는거지... 그러다 또 좋은날도 다시 오고 그러는거지. 그럼 나의 요즘은 무슨 계절이려나.. 대체 무슨 계절이길래 이렇게 X같니. -_-; 일단 사람들이 평소 같지 않다. 신경질적인 반응에다, 생각하기 싫어하고, 제대로 안 읽고, 질문 두 개 하면 답은 꼭 하나만 하고...쓰고 보니 전부 평소에도 흔한 일이긴 하다만 -_-;; 아니 이게 부쩍 너무 심해진거다. 요즘은 같이 일하는 .. 2022. 1. 28.
이것은 코미디 다음주 월요일부터 대중교통 이용시 마스크 착용이 의무란다. 여기서 1차 놀라는 분들이 있을 걸로 추측...이제사...?;; 아니 그럼 그동안은 안 썼어? 라고.. 네, 그렇습니다...그동안엔 의무는 아니었고 권고사항이었는데, 사실상 따르는 이들이 매우 드문 권고였다. 이웃 독일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라, 스위스-독일 국경을 넘나드는 트램을 타면 웃긴 광경을 볼 수 있다. 스위스 영역을 달리는 동안엔 마스크 쓴 사람이 드물다가, 독일국경을 딱 넘는 순간 모두들 주섬주섬 마스크를 꺼내 일제히 쓰고, 반대로 돌아오는 길에는 스위스로 진입하는 순간 일제히 벗어던지는 진풍경 -_-ㅋㅋ이 펼쳐진다. 2차 놀랄 일- 이 와중에 우리회사는 전직원 Info day 겸 summer grill party를 연단다. 원래 .. 2022. 1. 28.
선인장도 말려 죽이는 그대에게 절 부르셨나요...! 뜨끔하게 만드는 제목이다. ㅎㅎ 책 구경할때 의외로 제목을 거의 안 보는 나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한 두 번째 책이다. 처음이자 1위는 단연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 였다. 듣자마자 가슴 저 깊은 곳에서부터 치솟아 오르는 거부감으로다가 몸서리를 쳤던 ㅋㅋ 이 책 제목은 그와는 달리 한번쯤 읽어볼까 싶게 만든다. 사무실에 있던 큰 화분...다른 동료들건 잘만 살아있는데 내 것만 비실비실 하더니 결국 며칠 전에 죽어서 실려나갔다. 로즈마리와 파슬리도, 요리 할때마다 쓰기 땜에 웬만하면 집에서 키워보려고 몇 번이나 시도했는데 매번 운명을 달리했다. 대체 왜 모든 식물은 나한테 오면 죽는가를 새삼 반성해봤으나 이유는 아직도 모른다. 귀찮아하는건 사실이지만 나는 나름 최선을 다했그등.... 2022. 1. 28.
어머니 은혜, 남의 편 일요일 밤, 일찍 잠자리에 들까 한국드라마나 한 편 보고 잘까 하고 있는데 엄마한테서 카톡이 왔다. 한국시간으로 새벽 4시쯤. 잠에서 깨자마자 보낸 모양이었다. 내가 꿈에 나와서 엄마를 부르더란다. 반쪽으로 수척해진 얼굴을 해 갖고서는. 반쪽..! 반쪽이라고 하셨습니까 지금...아니야 엄마...현실은 반쪽 한 번 되어봤으면 깨춤을 추겠지 말입니다. -,.-;; 그렇게 안심을 시키면서도 한편으론 꿈 이야길 들은 순간 마음 한켠에서 느낌표 한 100개쯤 불이 팟 들어오는 기분이었다. 요며칠 괜히 극도로 우울하던 차에 딱 저런 꿈 얘길 하니 말이다. 이럴 때 보면 엄마들에겐 자식의 위험(?)을 감지하는 동물적 감이란게 정말 있나 싶기도 하고, 아님 그냥 늘 자식걱정이 일상이다 보니 소 뒷걸음 치다 쥐 잡는 격.. 2022. 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