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21 [France] Paris '낭만의 도시', 혹은 '드러운 도시' -.- 등으로 빠리에 관한 얘기는 많고도 많은데, 어쨌거나 그것들은 전부 빠리가 그만큼 여러 모습을 갖고 있다는 얘기로 축약될 수 있겠다. 빠리행 열차에서는 괴롭게도 통 쉴 수가 없었다. 폭우 쏟아지는 소리에 시끄럽기도 하거니와, 간간이 한방울씩 새기까지. 도착해서도 내내 비슷한 날씨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것은 홍수의 전조였다. 그 겨울 유럽에서는 제법 큰 규모의 홍수가 났고 다행히 시계방향으로 유럽을 돌고 있었던 난 그 홍수를 간발의 차로 피해 영국으로 건너갈 수 있었던 거다. 비 쏟아지는 밤중에 숙소를 찾아 가려니 길치는 슬퍼지기 시작했다. 마침 앞서 걷고 있던 남학생에게 길을 물으니, 유스 호스텔까지 흔쾌히 데려다 주었다. 혹 방이 없을 경우에는 가까운 .. 2021. 11. 4. [Portugal] Sintra 다음날 향한 곳은 신트라 (Sintra) 였다. 스페인 톨레도가 '기대보다 좋았던 곳 1위' 였다면, 2위로는 신트라를 뽑아 주련다. ^-^ 사실 아름답다고 가이드북에 나와 있긴 했지만 그 정도로 마음에 들 줄은 몰랐다. 아...시골냄새. 그러면서도 오히려 수도인 리스본보다 생동감 가득한 곳이었다. 볼거리라면, 울창한 숲 속에 위치한 페나 성이 있다. 독일의 노이슈반슈타인 성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으로 꼽힌다는데, 얼마나 아름다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가는 길이 만만찮았다. 이거이거...헥헥... -o-;; 숨차게 올라가다 보니 다른 객들은 거의 다 차로 오르고 있었다. 흑. ㅠ_ㅠ 그러나 뭐 걷는 것도 나름대로 좋았다고 위안해 본다. 색달라 보이는 식물들 구경에, 종종 눈에 띄던 낙서 (한글도.. 2021. 11. 4. [Portugal] Lisbon 마드리드역에서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예약하는데 창구직원이 내 말을 통 못 알아 듣는 거였다. 아, 리스본이요 리스본! 옆나란데 그것도 몰라요? -ㅁ- 종이에 써서 보여주니 그제서야 "아~ 리보아~" 하는 거다. 그렇구나.. 영어식 발음이 어디서나 통하지는 않는가 보았다. 아무래도 일정이 번거로워지기 때문인지 포르투갈까지 들어가는 배낭족은 확실히 적었다. 그래도 난 갈거야! 왜냐면 나의 그 여행에서 포르투갈은 아껴 먹으려고 고이 숨겨둔 디저트와도 같은 곳이었으므로. 리스본 시내는 정말로 조용했다. 아니, 조용하다기 보다는 '가라앉았다' 고 해야 할라나. 당시 가이드북에는 '우리나라 60년대의 경제수준이다' 라고 적혀 있었다. 꼭 못 사는 것이 그 가라앉은 분위기의 이유일 리는 만무하겠지만, 알다시피 왕년의 .. 2021. 11. 4. [Spain] Toledo, Granada 그러나, 스페인에서의 모든 일정이 전부 향긋하기만 했던 건 결코 아니었다. 남동쪽 나라로 내려오니 확실히 물가가 싸졌다는 게 느껴졌다. 그러나 이런 나라들의 특징은 또한 싼 만큼 손가락 새로 돈이 줄줄 새는 느낌이랄까. 경비 헤픈 것보다 훨씬 더 나쁜 게 있었으니, 그건 바로 들쭉날쭉한 기차시간이었다. 네덜란드, 독일, 스위스에서는 서슬 퍼런 칼날과도 같이 정확했건만 스페인의 이 정신 없는 열차시간 변경은 당최 적응하기 힘든 것이었다. 나중엔 거의 초탈의 경지에 이르러, 모든 예정표에 '아님 말고' 가 붙어 있다고 간단히 생각하면 되었다. -.- 그 열차시간 난리 부르스 때문에 가게 된, 예정에 없던 곳이 바로 톨레도였다. 원래 세비야행 기차에 올라 떠들고 있었던 우리는 출발 5분 전에 느닷 없이 '안 .. 2021. 11. 4. [Spain] Barcelona 바르셀로나 행 기차에서 대구에서 왔다는 한 언니를 만났다. 같이 온 친구와 다투고 잠시 결별한 채 다니는 중인데 ^^ 스페인에서 재회하기로 했다는 사연을 들려 주는 것이었다. 둘이서만 다니면 틀림 없이 또 싸울 것 같으니 나도 함께 다니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해왔다. 아 뭐, 좋아요 좋아. 평화를 위해서라면야. 헤헷. 로마에서 만났던 봉지맨이 신신당부를 한 터였다. 많은 봉지족들이 스페인에서 일을 당한 경우였다고 말이다. 스페인에 가거들랑 절대 배낭은 몸에서 떼지 말며, 수상쩍게 말 걸어오는 사람은 무조건 '쌩까' -.-;; 라고. 혼자 다니기 좋아하는 내가 대구언니의 제안을 쉬 받아들였던 건 아무래도 그의 조언 영향도 컸던 것 같다. 바르셀로나 역에서 언니들은 예정대로 재회를 했고, 언제 싸웠냐는 듯 찰.. 2021. 11. 4. [France] Nice 베네치아에서부터 한결 온순해진 날씨는 니스에 당도하자 더욱 온난해져 있었다. 껴입은 내복이 이젠 부담스러울 만큼. 많은 경우에 그러한 것 같다: 어떤 매력적인 존재가 혜성처럼 나타나 각광 받다가, 그보다 나은 후발주자들이 하나 둘 고개를 들고... 그 결과, 처음의 그것은 오리지널로서의 의미는 가지되 예전 만큼의 실세는 누리지 못하게 되는- 그런 거. 관광지 중에서는 니스가 그런 존재일 지 모른다. 세계적인 휴양지 남프랑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도시지만, 그러나 사실 이젠, 니스보다 좋다 카더라는 곳이 얼마나 많은가 말이다. 하지만 '썩어도 준치' 라지. 니스는 아직 건재하는 휴양계의 준치인 듯 했고, 썩지는 더더구나 않아 보였다. 아쉽게도 숙소 면에서는 불운한 선택이었다 (암스텔담에 이어 후졌던 유스.. 2021. 11. 4. 이전 1 ··· 29 30 31 32 33 34 35 ··· 3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