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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21

[Italy] Venice 베네치아에 도착, 유스 호스텔 가는 택시를 탔다. 택시가 모터보트라는 사실에 몹시 흥분해 있던 나는 그러고 보니 한결 덜 춥다는 걸 그제서야 깨달았다. 오... 과연 남쪽이 맞긴 맞구나 싶었다. 로마에서보다 사람들이 훨씬 더 친절한 느낌이었다. 길을 물어보기라도 하면, 또따거리는 이탈리아말로 너도나도 못 가르쳐줘 안달. 미로같은 골목들이 많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나 같은 길치가 한 번도 길을 잃지 않았던 건 모두 그들의 공이다. 볼거리들은 화려했고, 그 어떤 도시보다도 노점들이 볼 만했다. 무라노섬 방식의 유리 세공품이나, 베네치아 특유의 가면 악세사리로 가득한 매대는 그냥 지나치며 보는 것 만으로도 이국적 정취에 흠뻑 젖게 해주었다. 유스호스텔의 시설도 양호한 편이었다. 뭐니뭐니 해도 아침식사에 나오던.. 2021. 11. 4.
[Italy] Rome 어느 가이드북이든지 꽤 많은 분량을 로마에 할애한다. 그만큼 볼거리도 많고, 주의할 것은 (아마 더) 많다. 오죽하면 '로마 수입의 절반은 조상이 벌고, 나머지 절반은 소매치기가 번다' 하겠는가. ^^ 조심하자, 조심하자... 신경을 너무 곤두세운 나머지 로마에 도착한 지 30분도 채 되지 않아 머리가 아파왔다. 명소들 둘러보랴, 한편으론 경계하랴, 이거이거...뒤통수에도 잠시 눈을 달았으면 좋겠구만. -.- 스페인 광장, 진실의 입, 트레비 분수 등을 돌아보며 영화 '로마의 휴일' 의 장면 장면들을 떠올려 보았다. 트레비 분수에서 사람들은 동전을 던지고 또 던졌다. 한 번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오게 되고, 두 번 던지면 사랑이 이루어지며, 세 번 던지면 그 사랑과 이별하게 된다는...믿거나 말거나 한 이.. 2021. 11. 4.
[Hungary] Budapest 2-3년 전이었던가, 배낭족 사이에서 떠들썩했던 사건이 있었다. 부다페스트의 한인 민박집 주인 남자가 묵고 있던 여학생을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친 일이었는데, 아, 인면수심의 그놈이 글쎄 남학생들 사이에서는 밥 많이 주고 인심 푸근한 주인으로 소문 났었다는 게 씁쓸할 뿐이다. 그 기사를 대한 순간, 10년 전 들렀던 부다페스트가 퍼뜩 떠올랐다. 민박집 주인의 저런 사악한 행태에는 그 도시 특유의 다크포스 -.- 도 일조하지 않았을까 싶은 것이. 그렇다...내가 경험하기에 부다페스트는 신변의 위협을 느꼈던 유럽 최초의 도시였던 것이다. 저렴한 민박이 아주 많다는 가이드북의 조언을 철썩같이 믿었던 나, 기차역 락커룸에 짐을 맡기고 하루 종일 놀다가 느지막한 저녁이 되어서야 숙소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과연 저렴.. 2021. 11. 4.
[Austria] Vienna 일정을 짜다 보면, 소위 '안 땡기는' 곳이지만 기차노선상 부득이하게 들르게 되는 곳이 생긴다. 내겐 빈이 그랬다. 친구 때문에 독일에 좀 오래 머물렀던 데다, 스위스에서도 일정을 연장했었기 때문에 빈에 들어섰을 땐 이제 독일어권이 좀 지겨운 터였다. 게다가 엎친 데 덮쳤다고나 할까, 우연히 만난 한국 배낭족(남자) 하나가 따라 붙으며 코치 아닌 코치를 해대는데... 이거야 원 언성을 높이지 않는 한 당최 안 떨어져 나갈 듯한 강력 오지라퍼 (그래서 어찌 했냐. 결국 언성을 높였다 -_-;;). 그래서 나에게 빈은, 음악 향기로운 모짜르트의 도시 보다는 그저 교통 하나는 편리한 특징 없는 곳으로 남아버리고 말았다. 후에 영화 'Before Sunrise' 를 보며 얼마나 아쉬워 했던가. 줄리 델피가 재잘.. 2021. 11. 4.
[Switzerland] Zürich 독일이 편한 나라였다면, 스위스는 그 여행에서 가장 모범적이었던 곳으로 남아 있다. 정확함, 안전함, 깔끔함 면에서 두 나라의 수준은 같아 보였지만 독일엔 없었던, 여행자에 대한 세련된 매너가 이 곳엔 있는 듯 했달까. 좀 과장하자면 '선진국의 Aura' 란 바로 이런 건가 싶었다. 그러나...Aura고 뭐고 간에.. 처음엔 아파서 정신이 없었다. ㅠ_ㅠ 기차에서 내리기 전부터 아파오던 배가 취리히에 당도하자 걷잡을 수 없이 아팠다. 이놈의 마법통을 대비해 진통제도 물론 챙겨왔건만 배낭 속에서 약을 찾고 말고 할 겨를도 없이 통증은 급속해졌고 마침 눈 앞에 보이는 약국으로 냉큼 들어갔다. 부슬비가 내리는 아침. 약국은 한산했다. 영어 유창한 약사언니가 발포정 진통제를 주었는데 먹고 잠시 쉬는 동안 어느새.. 2021. 11. 4.
[Germany] Wuppertal, München 독일에서의 시간은 그 여행 중에서 가장 편하고 순탄했다. 그건 독일친구 안젤라의 신세를 졌던 덕이 가장 컸고, 기타- 정확한 기차시간, 쾌적한 숙소- 덕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독일은 유스호스텔의 창시국으로서, 가격대비 매우 모범적인 시설을 자랑한다.) 안젤라와, 다른 7명의 친구들과 함께한 별장에서의 3일은 인상적이었다. 배터지게 얻어먹고, 게임을 하고, 편히 잠들며 94년의 끝을 유쾌하고 북적대며 맞았던 것 같다. 그리고 8년 후, 나는 그 은혜를 라이프치히에서 대강은 갚게 된다. 그리고 다시 떠난다. 하이델베르크→ 뮌헨→ 퓌센으로 이어지는 여정. 뮌헨은 글쎄, '무난한' 대도시로 기억에 남아 있다. 무매력 무말썽의 곳이었달까. 그래도 BMW 전시장은 내 취향엔 상당히 재미있었고, 우반(U-bahn:.. 2021. 1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