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715 下山 오늘 아침엔 왠지 잠이 더 오질 않았다. 꼭두새벽에 학교 가서 보고서부터 냈다. 볼프강이 오긴 왔는데, 보고서 얘긴 안 하시고 웬 과립 sample을 내밀며 분석 좀 해달라 하셔서 후딱 하고 나서 앞에서 괜히 알짱거려 봤으나 역시 고요.. 한참을 왕뺀질거리다 (할 일 없음을 강조하기 위해) 쓰던 기구랑 물질들 치운다고 법석 떨고 있으려니 그제서야 교수님 등장, 배를 잡고 웃는다. 못 가라 하면 어쩔라구 방부터 빼냔다. ㅡ.ㅡ 그토록 고대했던 下山 에의 허락. 그걸 듣는 기분은...참 이상한 것이었다. 기대어 서 있던 벽이 방정맞게 폭삭 무너지는 기분. 도사의 수제자들 말은 진심이었군. 스승님 아직은 때가 아니옵니다.. 아아, 그렇지.. 잊고 있었다. 다리는 원래 산을 내려갈 때 후들거리기 시작하지. 2021. 11. 1. 내게도 혹 꺄~! >_ 2021. 11. 1. 언제나 복병은 있다 라면이나 사러 슬슬 나가 볼까 하여, 세수하고 크림을 바르는데 벌컥 방문이 열리더니 남자들이 우루루 들어왔다. 그렇게 놀라본 적 정팔이지 처음이었다. 심장 뚝 정지.. 그들의 정체는 소방관 아저씨. 화재알람이 울린다 싶었지만 또 저러다 말겠지, 무시했는데 이번엔 문제가 우리층 이었는지 방마다 순찰을 나선 것이었다. 얼마나 놀랬는지 말로는 다 못한다. 아, 벨이나 좀 누를 것이지!! 기척도 없이 우주복 남정네들이 들이닥쳤으니 월매 머리띠에 몸빼 입고 크림 뜨던 난 그저 입 딱 벌리고 크림통은 바닥으로, 바닥으로. "어이구, 아가씨 놀랬나 보네! 요리 안 했지?" 요리는 무슨 요리예욧!! 지금 라면 사러 나간대니까.. -_-;; 범인은 옆방 중국 남학생들로 밝혀졌다. 하여간 만날 방문 열어놓고 기름 지글거릴.. 2021. 11. 1. 좋은 약 그에게서 편지가 왔다. 독일보다 나미비아가 더 마음에 든다는 이야기, 친구도 두 명이나 사귀었다는 자랑, 편지에 늘 그리는 저 낯익은 버러지도. 어느새 그는 편지를 할 정도로 평정을 되찾았고, 나는 그 편지를 큰 괴로움 없이 읽어내려갈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이 아마도...바로 그 '특효약'. 모두가 그토록 얘기하던 '시간' 이라는 약. 2021. 11. 1. 무엇이었든 간에 행복하고도 아팠던 그 감정의 정체가 무엇이었는가는 이제 내게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 어쨌든 이제 난 잊어야 하겠다. 그게 무엇이었든 간에. 2021. 11. 1. 남자의 향기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1. 11. 1. 이전 1 ··· 114 115 116 117 118 119 120 다음